[기자수첩]가계 통신비 절감의 지름길

양진원 기자 2024. 1.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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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비 절감을 위해 중저가 단말기를 선보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군을 선호하는 한국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더 이상 새로운 요금제로 통신비를 인하하기엔 한계가 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44만9900원짜리 갤럭시 A25 5G가 나왔지만 프리미엄 단말기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저가 단말기보단 플래그십 기기의 가격 자체를 내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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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독려하고 있지만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손봐야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신도림 테크노마트. /사진=양진원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비 절감을 위해 중저가 단말기를 선보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군을 선호하는 한국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더 이상 새로운 요금제로 통신비를 인하하기엔 한계가 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4통신사 출범도 막대한 인프라 사업을 재정 여력이 부족한 사업자들이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차라리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문제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게 나아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합을 맞춰 30만∼80만원대인 갤럭시S23FE, 갤럭시점프3를 작년 말 선보이고 올해 상반기 갤럭시A25를 시작으로 총 3~4종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갤럭시 점프3는 KT에서만 가입이 가능하고 갤럭시S23FE는 출고가 84만7000만원에 달해 중저가폰이라고 보기 어렵다. 44만9900원짜리 갤럭시 A25 5G가 나왔지만 프리미엄 단말기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저가 단말기보단 플래그십 기기의 가격 자체를 내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과거에도 갤럭시 A 시리즈, LG전자 가성비 라인업이 있었지만 일부 소비자층들을 공략하는 데 그쳤다.

효도폰으로 불리던 가성비폰을 구매했던 소비자들마저 프리미업 제품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처럼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저가 라인업을 늘리는 것은 시장 논리를 역행하는 것이다.

정부 역시 이러한 현실을 모르지 않을 테지만 출고가 200만원이 넘어가는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을 방관만 할 수 없는 것이다. 5G 중간요금제에 이어 올해 1분기 내 3만원대 5G 요금제까지 나와 새 요금제 출시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저렴한 단말기로 통신비 부담을 낮추려는 노력이다.

발상의 전환이 중요한데 해법은 단통법에 있다. 단통법은 휴대폰 보조금 시장의 투명화를 목표로 고안됐지만 불법 보조금 단속 역시 유명무실해지고 성지를 둘러싼 소비자들 간 정보 격차만 커질 뿐이다. 통신사의 마케팅 노력도 정체되면서 통신비 증가로 이어졌다.

개선책인 단통법 지원금의 한도 상향(기존 15%에서 30%)은 지지부진하고 단통법 위반 사례를 단속하는 '폰파라치' 부활을 검토하는 등 시대착오적인 정책만 논의되고 있다.

문제점이 많았던 만큼 단통법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낫다. 단통법에는 통신 3사와 제조사 등 많은 곳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불경기에 국민 효용을 증대시키려면 이만한 난제는 부딪쳐 풀어낼 용기가 필요하다. 다행히 정부가 최근 단통법 폐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제라도 가능성이 희박한 제4통신사를 유치하는 대신 성과가 보장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전념하길 바란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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