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대어 잇단 출사표, 코스피 IPO 살아난다… 주관사 선정 경쟁도 치열
티어1·2 IPO 하우스 대거 입찰 제안
연내 코스피 상장 예정만 이미 4곳
업계 “올해 2019년 7곳 수준 될 것”
국내 증권사 기업공개(IPO) 부서가 연초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산업용 공작기계 글로벌 3위 업체인 DN솔루션즈 등 조 단위 몸값을 예정한 ‘IPO 대어’가 잇따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나서면서다.
이에 올해 코스피 IPO 시장은 다를 것이란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IPO는 2021년 한해에만 14개 기업(일반기업 상장, 이전상장 제외)이 상장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침체를 겪어 왔다. 올해 상장 건수는 작년 5건(2022년은 4건)은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국내 주요 IPO 하우스는 지난 9일 일제히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로 IPO 주관사 입찰제안서(RFP)를 제출하고, 오는 17일로 예정된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준비에 돌입했다.
이들은 비바리퍼블리카의 몸값 10조원대 목표를 훌쩍 뛰어넘는 15조~20조원의 할인 전 기업가치를 써내는 등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단위 대어가 자취를 감춘 이후 등장한 모처럼의 빅딜로, 일부 증권사는 경쟁 PT 밤샘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DN솔루션즈도 상장을 추진하고 나섰다.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내 공작기계사업부가 전신인 DN솔루션즈는 최소 3조원 몸값이 거론되고 있다. 새해 시작과 동시에 국내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RFP를 발송하며 내달 주관사 선정을 예고했다.
DN솔루션즈는 공작기계 시장에서 국내 1위, 금속절삭기계 시장에선 글로벌 3위권 업체다. 2016년 MBK파트너스, 2022년 DN오토모티브로 각각 주인이 변경됐다. 2022년 당시 인수가액은 2조1200억원으로,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최소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 규모에 기본 수수료율 약 0.8%를 책정하고, 이후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만큼 코스피 상장 조 단위 딜에는 증권사의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DN솔루션즈는 연내 상장을 목표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모양새”라고 했다.
IPO 하우스들은 연초부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주식 시장이 살아나고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IPO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조 단위 대어가 줄줄이 코스피 상장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 금액이 큰 빅딜일수록 또 많은 금액을 인수할수록 인수 수수료도 커진다.
지난해 하반기 IPO 시장은 상장 첫날 ‘따따블’ 종목이 대거 탄생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신규 상장사가 132곳에 달해 2002년 IT 붐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덩치가 큰 조 단위 기업의 코스피 상장은 5곳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당장 ‘김희선 뷰티 디바이스’로 이름을 알린 뷰티테크기업 에이피알이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 타이틀을 거머쥘 전망이다.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예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상장 대표 주관사로 상장 후 최대 1조5000억원 이상 몸값이 거론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같은 대기업 계열사도 코스피 상장에 나섰다. KB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아 지난달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 철강·물류 플랜트 부문 엔지니어링 기업 플랜텍도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 심사를 받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상장 주관사 선정 이후 상장 시점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DN솔루션즈는 올해를 목표로 한 상태”라면서 “에이피알과 심사 기업 2곳, DN솔루션즈까지만 해도 이미 2022년의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 수(4곳)를 넘어선 셈”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에이피알이 공모주 흥행을 이어갈 경우 대어들의 코스피 상장 추진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에 근접해 철회를 택했던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LG CNS, SK에코플랜트도 상장 시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1호 상장’을 노리다 코스피 상장 무기한 연기를 택한 컬리마저 최근 주관사 등과 IPO 시점을 다시 저울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올해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적어도 지난 2019년의 7개 기업 수준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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