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싸서 경기도로 간다"…서울 아파트 전셋값 치솟자 '탈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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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감당할 수가 없어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자 서울 거주자가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를 사들인 사례는 2022년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임차인 가운데 일부는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낮은 경기도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를 매매하거나 전셋집을 찾고 있다"며 "서울에서 시작된 주거 불안이 수도권을 거쳐 외곽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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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저가 매매·전세 수요 증가…수급불균형 지속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감당할 수가 없어요."
직장인 한모(46)씨는 최근 주말마다 경기 하남과 광명, 평촌 등 수도권 지역을 돌며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 현재 거주 중인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아파트 전세 보증금이 치솟으면서 아내와 상의 끝에 탈(脫)서울을 결정했다. 박씨는 "아이들 교육이랑 출퇴근 때문에 대출을 더 받아서라도 계약을 연장하려고 했지만, 전셋값이 2년 전에 비해 너무 많이 올라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지금은 전세뿐만 아니라 매매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 난민의 탈서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전세난민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고, 교통이 편리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등 주거 불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의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3.3㎡당 2317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3월 이후 3.3㎡당 2200만원 안팎을 유지하다, 11월 23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4주 연속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4주 연속 올랐다. 서울의 상승 폭은 0.08%로, 여전히 전국 평균(0.03%) 대비 높았다. 서울은 대전(0.1%)과 함께 상승률이 가장 높게 유지되고 있다.
실제 서울 주요 단지의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전용면적 84㎡)는 최근 1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1월 8억8500만원~9억원대 계약이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최대 3억원 가까이 올랐다. 또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59㎡)는 지난해 1월 5억5000만 원에서 6억원 사이에서 전세계약이 성사됐지만, 이달에는 7억3000만원에서 7억8000만원 사이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자 서울 거주자가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를 사들인 사례는 2022년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1월) 서울 거주자의 인천 아파트 매수는 841건으로, 2022년 같은 기간(540건)보다 1.5배 증가했다. 경기 역시 같은 기간 2334건에서 5838건으로 2.5배 급증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탈서울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1000여가구로, 지난해(3만2000여가구)보다 2만1000가구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지역의 주택시장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임차인 가운데 일부는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낮은 경기도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를 매매하거나 전셋집을 찾고 있다"며 "서울에서 시작된 주거 불안이 수도권을 거쳐 외곽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만성적인 수급불균형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서울에서 시작된 주거 불안이 수도권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것"이라며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집주인에게 세제 혜택을 주고, 기존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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