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시 강화 예고 뒤…한화, RSU 정보 상세 공지

임원보수 공시의 10여년의 진화
총지급액서 개인별 보수로 구체화
대상도 고액 미등기임원까지 확대

클립아트코리아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20일 주식기준 보상에 대한 공시서식 개편을 알리며 오는 3월 공시되는 ‘2023년 사업보고서’부터 이를 반영하도록 했다. 한화그룹은 이보다 앞선 지난 4일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를 통해 주식 보상 내역을 공시했다. 한화 쪽은 “기업공시서식 작성 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공시했다”고 밝혔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정보가 낱낱이 공개된 순간이다.

임원 보수 공시는 2010년대 들어 꾸준히 강화돼왔다. 그 전에는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등기임원(사내·사외 이사) 보수 ‘총액 한도’(승인 금액)만 공개됐다. 2010년부터 등기임원의 ‘실지급 총액’이 공시되기 시작했으며 개별 임원 보수 공개는 2014년(2013년도 사업보고서, 2014년 3월 공시)부터다. 연간 보수 총액이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이 공개 대상이었다. 총액뿐만 아니라 급여와 상여, 퇴직금 등 보수의 구성과 개별 금액, 산정 기준도 함께 공개했다.

개별 임원 보수 공개로 베일에 가려졌던 주요 그룹 총수나 스타 전문경영인의 보수 수준을 일반인들도 알 수 있게 됐고 비교 분석도 가능해졌다. 특히 주요 그룹 총수들이 여러 계열사에서 고액 보수를 중복 수령하거나 전문경영인보다 월등히 높은 보수를 받고 있는 점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논란도 일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은 이런 논란 끝에 보수 중복 수령을 포기했다.

또 한번의 변곡점은 2019년 3월(2018년도 사업보고서)에 찾아왔다. 연간 보수 총액이 5억원이 넘고 동시에 회사 내 연간 보수 순위 5위 안에 들면 미등기임원도 보수를 공개해야 했다. 물론 보수 총액과 함께 보수의 구성과 각각의 지급액, 보수 산정 기준은 5억원 이상 받는 등기임원 수준으로 공시됐다. 이에 따라 등기임원을 맡지 않아 보수가 공개되지 않은 총수들도 공시 기준에 부합하면 보수 내역을 공개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는 스타 피디(PD)들이나 금융회사의 특정 전문 직군의 몸값도 드러났다. 역설적으로 “배당만 받고 급여는 받지 않겠다”는 삼성 고 이건희 전 회장이나 이재용 회장의 공언도 사실로 확인됐다. 두 전·현 회장은 등기임원을 맡지 않았던 탓에 보수 공시 기준 강화 전엔 그 공언의 진실 여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한화그룹의 알에스유 부여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은 17일 오전 10시에 공개되는 한겨레 로그인 전용 콘텐츠 ‘김경락의 기업정보 전면공략’ 2회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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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