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 제치고 첫 AI 스마트폰… MS처럼 AI 주도권 쥐나
온디바이스 AI·클라우드 AI 결합
향후 2년 동안 점유율 50% 예상
소비자 기대치·사전 유출은 부담
프리미엄 시장 애플 점유율 71%
삼성 흥행 성공 땐 독주체제 균열
애플, MS에 시총 1위 내줘 주춤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먼저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을 공개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내놓는 첫 AI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면 애플의 독주 체제에도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모바일 시대 최강자로 군림했던 애플은 최근 AI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빅테크 패권 경쟁에서 주춤하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인 ‘갤럭시 언팩 2024’를 열고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한다. 갤럭시S24는 신제품 이상의 성격을 지닌다. 삼성전자가 AI 시대에도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를 보여 주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9~12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가 AI였고 CES가 끝나자마자 출시되는 AI폰이란 점에서 갤럭시S24가 갖는 상징성은 크다.
갤럭시S24는 온디바이스 AI(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내부에서 AI 구동)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AI폰으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 등이 탑재된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AI를 활용해 문서 요약, 이미지 편집 등의 작업을 할 수 있으며 실시간 통화 통역이 가능해진 게 장점으로 꼽힌다. 퀄컴이 생성형 AI 구동에 맞춰 설계한 최초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3세대가 탑재된 것도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AI를 활용한 최첨단 기술을 접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점, 제품 주요 사양이 사전에 여러 경로를 통해 유출된 점은 이른바 ‘와우’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부담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0%(지난해 3분기 기준)로 애플(16%)을 앞선다. 애플 신제품 출시 효과가 반영되는 4분기를 제외하면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프리미엄(도매가 6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애플의 프리미엄 시장점유율은 71%로 2위 삼성전자(17%)와 큰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4를 조기 출시하고 신제품 공개 장소로 애플 본사 인근을 택한 것도 ‘AI폰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애플을 추격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생성형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향후 2년 동안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전망은 판세가 뒤집힐 수도 있음을 보여 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애플은 지난 11일 뉴욕증시에서 MS에 시가총액 정상 자리를 내줬다. 시총 순위는 빅테크의 패권 이동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인 지표로 MS가 1위가 됐다는 건 AI 시대의 새 강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다.
PC 시대를 이끌었던 MS가 시총 1위를 탈환할 수 있었던 데는 오랜 기간에 걸쳐 AI 시대를 대비하고 투자한 요인이 컸다. MS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투자해 영리사업 부문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해 챗GPT 효과로 16억 달러(2조 97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각 기업·개인이 GPT를 기반으로 개발한 맞춤형 앱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GPT스토어’를 출시하면서 올해 매출은 3배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은 소셜미디어(SNS)에 “CES에서 만난 대부분 고객과의 대화 주제는 AI였다”면서 “AI의 시대, 지금은 시작일 뿐일 수 있다. 새로운 기회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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