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머니] 다니던 헬스장 폐업했는데… 남은 카드할부금은 어떻게?

사진=이미지투데이

#. 직장인 A씨는 지난해 12월 집 근처 헬스장에 회원 등록을 했다. 잦은 회식과 야식에 군살이 붙어 이제는 더 이상 다이어트를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슬 운동에 재미를 붙이던 A씨, 올해 역시 꾸준한 운동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던 어느날 헬스장은 인테리어 공사를 이유로 운영을 잠시 중단했고 얼마 뒤 돌연 문을 닫았다. 3개월 할부로 끊은 헬스장 회원비, 잔여 할부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같은 경우 소비자는 '할부항변권'으로 잔여 할부금 납입을 거부할 수 있다.

'할부항변권'은 할부거래업자가 재화·용역을 제공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카드사에게 남은 할부금이 결제되는 걸 거절할 수 있는 권리다.

A씨처럼 헬스장이 갑자기 문을 닫아 남은 등록 기간 운동할 수 없을 때 혹은 패키지 여행상품을 미리 결제했는데 여행사가 갑자기 폐업한 경우 등 카드 할부로 먼저 결제했지만 불가피하게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경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신청은 각 카드사에게 하면 된다. 우선 신용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청내역을 작성한 뒤 가맹점에 내용증명 서류를 보내면 이후 해당 절차를 진행할 담당자가 지정된다. 담당자는 철회·항변 수용 여부를 검토하고 이후 신청자에게 유선 또는 서면으로 처리 결과를 안내한다.

하지만 모든 경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할부항변권' 신청조건에 부합하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할부금이 20만원 미만이고 할부기간이 3개월 미만이라면 아쉽지만 '할부항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또한 ▲상행위를 위한 거래 ▲할부금을 이미 완납한 거래 등은 권리 행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에는 재화·용역거래를 가장해 신용카드 할부결제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사기도 활개를 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된 사기수법은 물품 또는 회원권 등을 결제하면(투자금 납입) 고율의 수익(수당·수수료 등)을 지급한다고 하면서 소비자를 유인해 자금을 조달한 뒤 잠적·폐업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씨는 C씨에게 D사(온라인 도매쇼핑몰)에 투자하면 D사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도매가로 받아 일반 회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분양권, 투자금에 대한 월별 확정 투자수익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B씨는 이후 대금(투자금)을 카드로 할부결제(208만원·12개월)했지만 수개월 간 투자원금·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잔여할부금에 대한 항변권을 주장했지만 결국 항변권 행사가 제한됐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소비자가 할부항변권을 행사하면 항변권 행사 의사 표시 이후 할부대금의 납입 취소가 가능하다"며 "이와 관련해 카드사는 할부거래법이 적용되지 않거나 할부거래법이 적용되더라도 법상 철회·항변권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회원이 알 수 있도록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유의사항을 안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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