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혼자 있을때 즐거움 느껴” 이케아 38국 조사 중 1등은?

송혜진 기자 2024. 1. 16.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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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집에서의 생활’ 38國 조사
일러스트=박상훈

우리나라 사람의 40%는 ‘집에 홀로 있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유럽·북유럽과 인도·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38국의 응답자 중에서도 ‘그렇다’는 응답 비율은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다. 반면‘집에서 자녀를 키우는 데 보람을 느낀다’에 동의한 우리나라 응답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적어 ‘꼴찌’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사람이 ‘함께 사는 식구들과 웃고 지내는 시간에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대답한 경우 역시 14%에 그쳐, 전 세계 최하위에 머물렀다.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38국 소비자 3만7428명을 대상으로 2023년 한 해 동안 진행한 설문조사 리포트 ‘2023 라이프 앳 홈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조사 내용은 38국 소비자들의 응답을 수치로만 나열하고 있지만, 이를 뜯어보면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독 지수’가 드러난다.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체나 이웃과 더불어 지내는 것보다 홀로 지내는 삶을 더 편안하게 여기는 ‘개인 사회’ ‘나노(nano) 사회’를 살아가고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응답하라 1988′ 같은 드라마 속 이웃들의 모습을 현실에서 만나는 일은 이제 거의 없다”면서 “1980~1990년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보다 가정 공동체를 더 중시하고 이웃과 끈끈한 정을 나누는 사회라고 여겨졌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개인주의가 강해졌고, 최근엔 이를 넘어 파편화된 삶을 살아가는 나노 사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상훈

◇혼자 있는 게 더 편한 한국인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응답자의 40%는 “집에서 홀로 있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1위다. 싱가포르는 39%, 일본 35%, 스위스 33%, 미국 31%였다. 전 세계 평균 응답은 30%가량이었다.

반면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웃는 시간에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대답한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는 아일랜드(43%), 덴마크(42%)였다. 16위는 미국(35%), 36위는 일본(21%)이었다. 우리나라 응답자는 14%에 그쳐서 전 세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평균은 33%다. 한국 소비자들의 경우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보다 홀로 쉬는 시간을 더 선호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응답자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자녀 혹은 손주와 보내는 시간에 대해서도 관심을 적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집에서 자녀나 손주를 키우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라고 대답한 경우는 8%에 그쳤다. 전 세계에서 가장 적은 수치다. 전 세계 평균은 22% 정도였다. 이 설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크로아티아(36%)였고, 3위 네덜란드(30%), 25위 프랑스(25%), 30위 미국(19%), 37위는 일본(10%)이었다.

이웃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대단히 약한 편이었다.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속감을 느낀다’고 대답한 우리나라 응답자는 9%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적었다. 전 세계 평균은 25% 정도였다.

◇”홀로 낮잠 자는 게 낫다”

여가를 보내는 방식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응답자는 다른 나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집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기쁨을 느낀다’ ‘집안 살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대답한 우리나라 응답자는 각각 6%와 18% 정도로 전 세계 평균인 25%, 33%에 비해 크게 낮았다.

반면 우리나라 응답자들은 ‘집에서 혼자 낮잠 자는 것이 좋다’는 문항엔 28%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 세계 평균인 20%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잠을 잘 때도 가급적 홀로 자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홀로 자는 것이 숙면에 좋다’고 대답한 우리나라 응답자는 30%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전 세계 평균은 19% 정도다. 반면, 잠들기 전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12%로 가장 적었다. 전 세계 평균은 2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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