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온힘 쏟아 신무기 개발… “허풍 있어도 안심 못해”
북한은 지난해부터 미사일·어뢰·잠수함 등 종류별로 신무기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들 무기가 북한 주장처럼 군사적으로 완성 단계인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체제 유지를 위해 김정은 정권이 총력을 기울여 신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블러핑’이 섞여 있다고 해도 안심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북한 미사일총국이 진행한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미·일 미사일 방어체계(MD) 시스템이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은 앞서 3차례 시험 발사와 비교했을 때 ‘더 멀리, 더 빨리, 더 은밀하게’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 고체연료 엔진을 도입하면 기존 1단 액체 로켓보다 사정거리가 최소 수백㎞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 전 연료 주입 절차 없이 기습 공격이 가능해졌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해당 미사일 최고속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마하10(음속의 약 10배) 이상에 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서울은 1분 이내 타격이 가능하고, 평양에서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 미국 괌 기지도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이 미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군사대국에서만 실전배치에 성공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는 이유는 현행 미사일 방어체계로 완전한 방어가 어렵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사드(THAAD·고고도방어체계) 요격 미사일 최고 속도가 마하8 정도인데 회피 기동을 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마하10으로 날아가면 요격이 쉽지 않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핵탄두를 10기까지 탑재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9월), 수중 전략 핵무기 해일-1·해일-2호기(3~4월), 전술핵탄두 화산-31(3월) 등 신무기를 잇달아 공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 상대로 핵 균형을 이루긴 어려운 상황에서 한·일 등을 타격할 수 있는 병기를 개발해 ‘공포의 균형’을 이루려고 하고 있다”며 “한·일을 볼모 삼아 미국과 새로운 형태의 균형을 갖추겠다는 게 북한 신형 무기 체계가 보여주는 특징”이라고 했다.
다만 무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신무기가 북한 선전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사일 전문가 장영근 전 한국항공대 교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고속도도 중요하지만 표적에 도달할 때까지 내내 마하5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는 못한 것 같다”고 했다. 핵추진 잠수함이 아닌 디젤 잠수함을 개량한 김근옥영웅함에 대해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추진이 아니므로 수중에서 장기간 대기하다가 보복하는 제2격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최대 71시간 수중에서 항행하며 부산 등 후방 기지를 타격해 핵폭발로 ‘방사능 해일’을 일으킨다는 해일-1·2호기 역시 북한이 개발한 핵탄두 화산-31 파괴력만으로는 항만에 심대한 타격을 줄 만한 폭발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북한 무기 개발 능력을 얕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은 앞서 핵탄두 소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급격히 이뤄냈다. 이중구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한과 러시아가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 수출액이 한 해 사이 수십 배 늘었다는 연구도 있다”며 “북한 경제 상황이 나아질수록 협상보다는 신무기 개발을 통한 도발 지속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지난 12일(현지 시각) 한 토론회에서 “북한 비축 탄약이 바닥을 드러내면 북·러가 탄약 공동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북·러 밀착이 북한 무기 개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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