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노무직 일자리, 25년 만에 최대 폭 감소
지난해 단순 업무를 하는 일자리가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된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단순노무 종사자는 392만7000명으로 전년의 404만5000명보다 11만8000명(2.9%) 줄었다. 1998년 외환 위기 때 26만5000명 줄어든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단순노무직은 제품을 단순 조립하거나 상표를 부착하는 일처럼 숙련된 기술이 없어도 쉽게 할 수 있는 직무를 가리킨다.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단순노무직의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제조업 부문 단순노무직 일자리는 5만6000개 줄었는데 이는 줄어든 전체 단순노무직 일자리(11만8000개)의 47%에 달하는 것이다. 글로벌 교역 위축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제조업 일자리는 단순노무직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큰 감소세를 보였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1~11월 연속으로 감소하다 12월이 돼서야 1만명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편 건물 청소원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 관리·지원 및 임대서비스업(-2만명)과 택배 기사 등이 포함된 운수 및 창고업(-1만6000명)에서도 단순노무직이 많이 줄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 생활 여건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1분위(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2000원으로 전체 소득 5개 분위 중 유일하게 감소(-0.7%)하기도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단순노무직이 크게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들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뜻”이라며 “민생 경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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