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앞에 놓인 새해 3대 과제 ‘3·20·90′

이홍렬 기자 2024. 1.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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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메이저 기전 3개 이상 우승
② 바둑계 첫 연간상금 20억원
③ ‘꿈의 승률’ 90% 최초 진입
지난해 끝난 제9회 잉씨배 우승으로 40만 달러를 벌어들인 신진서. 올해 열리는 10회 대회에서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한다. /한국기원

‘3·20·90′. 욱일승천 중인 신진서(24)에게 갑진년 새해 부과된 과제들을 요약한 수치(數値)다. 세계 메이저 대회 3개 우승, 연간 수입 20억원 돌파, 승률 90%대 진입을 뜻한다. 3대 험산(險山)이 지니는 의미와 함께 신진서가 돌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점검해 본다.

◇세계 메이저 대회 3개 우승

바둑계에서 절정기로 꼽는 연령은 23~25세다. 당대 1인자들 대부분이 이 나이 때 정점에 올랐다. 24세 신진서의 연간 최다 메이저 우승을 기대하는 이유다. 신진서는 2022년 2회, 2020·2021·2023년 각 1회 등 통산 5차례 메이저봉(峰)을 정복했다.

올해 유난히 국제 대회가 많다는 점도 호재다. 4년 주기의 잉씨배가 올해 또다시 열리는 등 메이저 대회만 6~7개가 잇달아 개최될 예정이다. 게다가 신진서는 올 시즌 첫 세계 챔프를 가리는 제28회 LG배 결승에 올라 타이틀 0.5개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우승 3회를 보탠다면 신진서의 메이저 타이틀 총수는 8회가 된다. 그가 입버릇처럼 되뇌어온 “커제를 따라잡겠다”던 목표가 이뤄지는 것. 커제는 중국 최다 메이저 우승 기록(8회)을 구리와 공동 보유 중이다.

◇연간 상금 20억원 돌파

14억7961만원정. 신진서가 지난해 국내외 7관왕에 오른 전리품으로 챙긴 상금 총액이다. 일반 서민들에겐 입이 쩍 벌어질 고액이지만, 스포츠 스타나 게임 챔피언들의 그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걸 끌어올릴 선봉장으로는 역시 신진서만 한 적임자가 없다.

신진서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상금왕을 지키고 있다. 2020년 처음 10억원을 돌파(10억3800만원) 한 뒤 2022년엔 14억4500만원을 벌어 이세돌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액(14억1000만원) 기록을 8년 만에 갈아치웠다. 그리고 이 기록마저 2023년 경신했다.

상금은 성적과 정비례한다. 메이저 타이틀 3개 이상 획득 목표가 이뤄진다면 연간 상금 첫 20억원 돌파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물론 농심배, 바둑 리그, 중국 갑조 리그 등 국내외 단체전서 2023년 수준의 활약을 유지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승률 90% 돌파

현대 프로 바둑계에서 연간 90%는 꿈의 승률이다. 꼭 60년 전인 1964년 일본 사카다(坂田榮男)가 작성한 93.8%(30승 2패)가 자주 회자되지만 현재와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신진서는 2023년 112승 15패, 88.2%로 9할대 진입에 실패했다.

2023년 신진서의 승률 추이를 보면 아깝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3월 이후 반년간 줄곧 90%를 상회했고, 5월 9일 란커배서 탄샤오를 꺾던 날엔 94.0%(47승 3패)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8월 초까지도 9할대를 유지, 사상 첫 연간 승률 90%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8월 6일 몽백합배 16강전서 리쉬안하오에게 져 89%대로 밀려났고, 11월 하순 이후 연말 7승 3패로 부진하면서 재진입에 실패했다. 9할 도전뿐 아니라 개인 최고 승률(2020년 76승 10패·88.4%) 경신마저 놓쳤다.

신진서는 9할대 승률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내로라하는 세계 정상급 기사들조차 엄두도 못 내는 최고 난도(難度) 때문. 지난 연말 바둑 대상(大賞) MVP 수상 소감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매년 90% 승률에 근소 차로 못 미쳐 많이 안타깝다. 새해엔 꼭 달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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