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재 역할 고려해야 할 방탄소년단 조형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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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방탄소년단(BTS) 관광자원화에 제동이 걸렸다.
사전 협의 없는 조형물 설치나 로고 사용에 소속사 하이브가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곳 맹방해수욕장은 BTS 앨범 '버터'의 재킷 촬영지로 이름나 아미(BTS 팬클럽)의 대표 순례지로 자리 잡았으나 하이브는 조형물 등 철거를 요청했다.
지자체와 소속사간 협의가 최종 결렬돼 1억 원 이상 들인 조형물은 곧 없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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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방탄소년단(BTS) 관광자원화에 제동이 걸렸다. 사전 협의 없는 조형물 설치나 로고 사용에 소속사 하이브가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일명 지식재산권 침해다. 최근 이슈가 된 지역은 강원 삼척시다. 이곳 맹방해수욕장은 BTS 앨범 ‘버터’의 재킷 촬영지로 이름나 아미(BTS 팬클럽)의 대표 순례지로 자리 잡았으나 하이브는 조형물 등 철거를 요청했다. 지자체와 소속사간 협의가 최종 결렬돼 1억 원 이상 들인 조형물은 곧 없어질 예정이다. 국군위문편지앱 역시 군 복무 중인 멤버 이름 등을 무단 사용하다 중지 요청을 받았다. 부산 남구 오륙도의 BTS 포토구역이 소속사 요구로 사라진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관광사업은 지자체마다 대세를 이룬 지 오래다. 전국 어디를 가나 특정 배우나 가수의 고향, 방문지, 촬영지라는 간판이 넘쳐난다. 하동의 정동원길, 진도의 송가인길처럼 이름을 딴 도로마저 생겼다.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뻗어나감에 따라 만들어진 양상이다. 해당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개인 홍보와 영향력 확인의 수단이고, 지역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까지 불러 모을 기회다. 잘만 하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인 것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한 BTS는 존재 자체가 이미 하나의 현상이기 때문에 가치 보호와 고양은 소속사로선 회사의 존망과 직결되는 사안임이 분명하다. 이미지가 생명인 아티스트의 조형물 훼손이나 무단 복제, 도용 또는 남용 등으로 피해가 생기면 K컬처 산업 전반의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상업적 목적의 무단 사용은 엄중 제한해야 하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의 조형물 벽화 제작과 거리 조성에 얼굴과 성명 표기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하이브 방침은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명분으로 공공 사업마저 막는 건 팬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BTS 멤버 2명의 고향인 부산에도 벽화나 조형물이 많다. 이대로라면 모두 없애야 할지 모른다. BTS를 낳은 건 기획사지만 지금 모습으로 성장한데는 팬 역할이 절대적이다. 이제 와서 자신들이 정한 방식으로만 노출하겠다는 전략은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 저작물 보호는 엄격해야 마땅하다. 저작권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등 관련 법이 엄연하고 이제는 각 주체의 권리 의식도 강하다. 공개된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연예인 얼굴이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지자체부터 법이 정한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고 권리자에게 먼저 이해를 구하는 게 순서다. 연예인 소속사 역시 무조건 법적 권리를 주장하기 보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일본이 지나치게 저작권에 집착하다 아이돌 산업 전체가 몰락한 전례를 우리가 따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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