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이 내 취향인데 이젠 없네… 일본 어르신 재치에 빵 터졌네

이영관 기자 2024. 1.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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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실버 센류. /그래픽=박상훈

일본 노인의 일상을 담은 ‘실버 센류(川柳)’가 국내에도 웃음바다를 몰고 왔다. ‘센류’는 5·7·5의 17개 글자에 풍자와 해학을 담아낸 일본의 짧은 정형시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포레스트북스)은 2001년부터 열린 실버 센류 공모전 수상작 중 88수를 묶은 책. 국내 판매 5일 만에 초판 3000부를 소진해, 15일 5000부 중쇄에 들어갔다.

작품들은 짠한 웃음을 유발한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분위기 보고/ 노망난 척해서/ 위기 넘긴다’ 등 상실의 감정을 유머로 승화하는 태도가 돋보인다. ‘‘연세가 많으셔서요’/ 그게 병명이냐/ 시골 의사여’ ‘환갑 맞이한/ 아이돌을 보고/ 늙음을 깨닫는다’ 등에선 초고령화 사회의 단면이 읽힌다. ‘물 온도 괜찮냐고/ 자꾸 묻지 마라/ 나는 무사하다’며 힘찬 목소리를 내는 시편도 있다.

인적사항을 병기해 작가의 입장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20~50대 자녀가 부모 세대를 떠올리며 쓴 작품도 여럿이다. ‘두 사람의 연애담/ 처음 들은/ 장례식 날 밤’(나카마쓰 지즈루·25)’ ‘자동 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아버지’(쓰치야 미치코·58). 이번 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연상이/ 내 취향인데/ 이제 없어’ 등 공모전에 매년 센류 1만여 편이 투고된다고 한다. 일본에선 관련 시리즈 13권의 누적 판매량이 90만부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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