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초등 입학생 급감
친구는 서울 영등포초등학교에 다녔다. 1970년대니까, 오래전 일이다. 가끔 초등학교 얘기를 하면 놀랍다. 입학 당시 18반이었고, 한 반에 90명 정도였다고 한다. 어림잡아 한 학년이 1천600여명이다. 교실이 모자라 2부제 수업을 했다. 이후 신설 학교가 생겨 학생들이 분산됐다. 주변 환경도 바뀌어 학생 수가 크게 줄었다. 지금 이 학교의 학생 수는 275명이다. 출산율 저하로인한 입학생 급감이 가장 큰 이유다.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생 여파로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 3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 대상 아동은 41만3천56명(지난해 12월20일 기준)이다. 하지만 실제 입학하는 학생은 취학 대상의 9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30만명대 중후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2017년 출생아(35만7천771명)가 1년 전에 비해 4만8천명 이상 급감한 것이 입학생 감소의 주된 이유다.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학생 감소가 어쩔 수 없다지만 감소 폭이 너무 크다. 연도별 출생아 수로 미뤄볼 때 2026년 초등학교 입학생은 2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학령인구와 학생 수 감소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후폭풍이 교육계 전반에 미쳐 교사가 줄고 학교는 계속 통폐합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공립 초등학교 신규 임용시험에서 전년 대비 11.3% 감소한 3천157명을 선발했다. 학교 통폐합은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다. 농어촌 지역과 공동화가 심각한 원도심 지역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의 ‘경기도 소규모학교 실태분석’ 보고서를 보면, 경기도에서 초·중학교 입학생이 10명 이하인 학교가 136곳이다. 인구감소 지역인 포천과 연천 등은 물론 100만 대도시에 진입한 화성시에서도 농어촌 지역 초·중학교 16곳이 포함됐다.
학생 감소와 학교 소멸은 교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 초등생 급감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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