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비트코인과 금

경기일보 2024. 1.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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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긍정’보다는 ‘부정’이미지가 아직까지 강한 것 같다. 초고위험 자산이라거나 돈세탁에 이용된다거나, 각종 금융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여러 부정적인 의견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며칠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해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이 포함될 수 있는 합법적인 길이 열렸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에서는 가상자산 ETF에 대한 투자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투자의 길을 열어 줄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거의 15년의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인식에 ‘가치 있는 무엇’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도 많고 아무런 가치가 없는 사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지만 현실에서는 비트코인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아마 인류가 처음으로 금을 발견했을 때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나중에 이런저런 곳에 사용될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그 가치가 점점 더 올라갔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블록체인 기술이 향후 금융시스템에 혁신을 가져올거라 예상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이 어리석은 행동으로 보일 것이다.

각자의 경험과 지식에 따른 입장 차이는 있을 것이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상 비트코인의 가치가 0원으로 수렴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는 것 자체가 비트코인에 어떠한 ‘가치’가 있음을 확실히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산업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던 나라였으나, 부정적인 시각과 명확한 규제의 부존재 등으로 인해 그 산업의 주도권을 갖지 못한 상황이 됐다.

부정적 선입견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며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므로 지금부터라도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의 미래 모습에 대해 깊이 숙고해 적어도 다른 나라보다 많이 늦지 않도록 관련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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