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해상서 美 해운사 소유 벌크선 피격…인명피해는 없어

美 중부사령부· 英 해사기구 발표…벌크선 '지브롤터 이글호' 표적돼
좌현에 탄도미사일 맞고 항해 계속…마셜제도 선적, 이스라엘 연관 無

지난달 5일(현지시간) 예멘 알 살리프 해안에 총기로 무장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소형 보트에서 내리는 모습이다. 이들 뒤로는 지난해 11월19일 나포된 자동차운반선 '갤럭시리더호'가 보인다. 2023.1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예멘 해상에서 미국 해운업체 이글벌크가 소유한 벌크선 1척이 15일(현지시간) 예멘의 후티 반군이 쏜 탄도미사일에 피격됐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예멘 현지시각으로 15일 오후 4시쯤 마셜제도 선적, 미국 해운업체 소유의 선박 'M/V 지브롤터 이글호'가 후티 반군이 발사한 대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CENTCOM은 덧붙였다. 이날 CENTCOM은 선박 소유주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해운업체 이글벌크는 이후 성명을 통해 자사 선박임을 확인해줬다.

이글벌크는 M/V 지브롤터 이글호가 아덴만으로부터 100마일(약 160㎞) 떨어진 해상을 지나던 도중 '미확인 발사체'를 맞아 "화물 적재함이 일부 손상됐지만 안정적인 상황으로 현재는 피격 지역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선박추적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M/V 지브롤터 이글호는 재화중량톤수(DWT) 6만4000톤급 벌크선으로 지난달 24일 포항에서 출항해 오는 20일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예정이었다.

이날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도 홈페이지를 통해 예멘 남부 아덴만 남동쪽 수역에서 선박 한척이 미사일에 좌현을 맞았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 해상보험업체 앰브리는 해당 선박이 마셜제도 선적 미국 기업 소유 벌크선이며 화재가 발생했지만 항해가 가능하며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앰브리는 이번 공격과 관련해 피격 선박이 "이스라엘과 연계돼 있지는 않다"며 "예멘 내 후티 반군 진지를 최근 미군이 공습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이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후티 반군은 아직 이날 상선 공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지난 12일 새벽 홍해상에서 전투기와 잠수함을 이용해 예멘 내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에 사용된 군사시설 약 60곳을 공격했다. 미국은 하루 만인 13일 예멘 수도 사나의 후티 레이더 시설에 추가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자 하마스 지지 의사를 밝힌 뒤 이스라엘을 향해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11월 중순부터는 홍해상을 지나는 상선으로 공격 대상을 확대해 지금까지 상선에만 모두 26차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발사했다.

전날 후티 반군은 홍해상의 미 해군 구축함 라분을 향해 미사일을 쐈지만 격추됐다. 지난 9일에는 홍해 내 영국 해군 구축함 다이아몬드함과 미 해군 군함에 미사일과 드론 총 21발을 발사했지만 모두 격추됐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