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챙긴 뒤 1년 만에 유방암…” 폼페이 저주에 유물 반환한 관광객

최혜승 기자 2024. 1. 16. 00: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공원 소장이 공개한 유물과 편지. /엑스(옛 트위터)

이탈리아 남부 폼페이 유적지에서 화산암 파편을 챙긴 뒤 암을 진단 받은 한 관광객이 “저주에 걸렸다”며 돌을 돌려보낸 사연이 전해졌다.

15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최근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공원 소장 앞으로 소포 하나가 도착했다. 이 소포 안에는 화산암 파편과 함께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익명의 여성이 보낸 것이었다.

편지에는 “저주에 대해 몰랐다. 어떤 돌이라도 가져가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며 “1년 만에 유방암에 걸렸다. 나는 젊고 건강한 여성이며, 의사들은 단지 ‘불운’이라고 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면서 “제발 이 조각들과 사과를 받아달라”고 했다.

추흐트리겔 소장은 소셜미디어에 이 같은 사진을 올리며 “익명의 발신자에게 쾌유를 빈다”고 했다.

고대 로마의 도시였던 폼페이는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멸망했다. 1500여년간 땅속에 파묻혀 있던 이 도시는 1549년 이탈리아 수도 공사 중 처음 발견됐고, 18세기 중반부터 발굴이 본격화됐다. 이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지만 유물을 훔쳐 가는 관광객들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다만 이번 여성의 사례처럼 훔친 유물을 스스로 반환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3년 전에는 여성의 얼굴을 한 테라코타 조각이 담긴 소포가 도착했다. 당시 소포 안에는 “50년 전에 건물에서 이 조각을 떼어냈다. 부끄러워서 돌려드린다. 죄송하다”는 사과 편지가 들어 있었다.

2020년에는 한 캐나다 관광객은 15년 전 폼페이에서 유물을 훔친 이후 저주에 걸렸다며 모자이크 타일과 암포라(항아리) 파편을 반환한 일도 있었다. 니콜이라는 30대 캐나다인 여성은 “2005년 폼페이에서 유물을 가져간 뒤 유방암을 두 차례나 앓고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저주를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이것을 회수해주길 바라며 신의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