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통합 소식에 직원들 '불안'…진화 나선 한미 "리더십 변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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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기업 한미약품그룹과 소재·에너지 그룹 OCI 그룹의 통합 소식이 알려지자 한미약품 직원들은 대부분 "몰랐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 지주사 OCI 홀딩스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대주주 지분 및 교환 형식으로 그룹 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 될 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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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회장·임주현 실장 주도로 기업 통합 결정
직원들 동요하자…한미그룹 "구조조정 없다"
[더팩트ㅣ서다빈 인턴기자] 제약 기업 한미약품그룹과 소재·에너지 그룹 OCI 그룹의 통합 소식이 알려지자 한미약품 직원들은 대부분 "몰랐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한미약품그룹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주말을 앞둔 지난 12일 밤 임직원들에게 OCI그룹과 통합 소식을 전했다. 송영숙 회장은 양 그룹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지만, 임직원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주말을 보냈다.
한미약품 직원 대부분은 기업 통합 사실을 몰랐다는 반응이다. 15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에서 만난 직원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출근길에 만난 한 한미약품 직원은 "기사를 보고나서야 해당 내용을 알게 됐다"며 "회사의 향후 경영 방향이 갈릴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하는데, 소문조차 듣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원은 "관련 내용에 대해 몰랐고, 기사로만 이를 접해 사무실에 가서 자세히 알아볼 예정"이라며 서둘러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수의 직원들은 "해드릴 말씀이 없다", "대답 못 해 드린다", "아는 바가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한미약품 직원들의 표정에는 황당함과 불안감이 묻어났다.
한미약품그룹은 직원들의 불안함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날 저녁 'OCI그룹 통합 '팩트체크' 자료를 사내망에 공개했다. 한미그룹은 "OCI그룹과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은 없다"며 "이번 통합은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최고 경영진이 직간접적인 사업 분야의 시너지 극대화를 예상하며 면밀하게 검토하고 결단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대주주 가족 간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통합이라는 큰 명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통합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통합 후에도 모든 그룹사의 사명이 유지된다는 점과 통합 지주회사가 2인으로 구성된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연봉과 복지에 대해서는 "급격한 처우 변화는 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방향에서 검토하고 실현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 지주사 OCI 홀딩스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대주주 지분 및 교환 형식으로 그룹 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에 오르고 통합 지주사가 되며, 한미사이언스는 제약·바이오 자회사를 거느리는 중간 지주사가 된다.
이번 계약은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부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주도했다.
일각에서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 될 지 주목하고 있다. 임성기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 13일 OCI그룹과의 통합 내용이 보도된 이후 자신의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통합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떤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은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2%를 보유중이다. 임종윤 사장은 1분기 중 경영권 확보를 위해 △3자 배정 유상증자 금지 등 법적 대응 △이사·감사 선임 등 경영 참여 △우군을 활용한 공개매수 등의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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