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커플 축복 논란에 교황 해명…"오해에 따른 속단"

김성식 기자 2024. 1. 15.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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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인정한 것을 두고 교계 내부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교황청 결정 자체에는 성경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일부 사제들이 내용을 오해했기 때문에 속단으로 이어졌다고 질타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18일 교리선언문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을 승인,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동성커플에 대한 사제 축복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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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14일 伊방송 인터뷰…"결정 거부는 잘못 이해한 탓"
"주님은 모든 사람 축복한다…정죄하지 말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삼종기도를 인도하는 모습. 2023.12.17/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인정한 것을 두고 교계 내부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교황청 결정 자체에는 성경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일부 사제들이 내용을 오해했기 때문에 속단으로 이어졌다고 질타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방송 채널9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18일 승인한 교리 선언문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보통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한 경우는 대부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위험한 건 무언가를 좋아하지 않으면 이를 마음에 담아두고 저항하면서 곧바로 추악한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이라며 "모두를 위한 축복에 대한 최근 결정과 관련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주님께선 모든 사람을 축복한다"며 "사람들은 주님의 축복과 함께 주님과 대화하면서 주님이 제시하시는 길을 보게 된다. 우리(교회)는 처음부터 그들을 정죄하지 말고 그들의 손을 잡고 그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18일 교리선언문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을 승인,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동성커플에 대한 사제 축복을 허용했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교황청 교리부는 공식적인 의례인 혼배성사와는 다르며 동성 간 성관계는 여전히 죄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황청 교리부의 이같은 해명에도 보수적인 가톨릭 사제들 사이에선 반발이 이어졌다. 동성 성관계가 징역이나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아프리카 주교들은 지난주 서한을 통해 교황청의 결정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며 "아프리카의 문화적 맥락 때문에 이를 적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프랑스의 일부 주교들은 사제들에게 동성애자 개인은 축복할 수 있어도 동성 커플은 축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로이터는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죄 대신 인도하자'는 발언은 동성 성관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했다. 동성 성관계가 죄악은 맞지만, 이를 무턱대고 정죄할 경우 동성애자들이 하느님을 만날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선출된 이후 동성애에 관한 기존 교리를 수정하지 않으면서도 동성애자들을 포용하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발신했다. 즉위 넉달 뒤인 2013년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인 사람이 선한 의지로 하느님을 찾는다면 그를 심판할 수 없다"고 말했고, 지난해 2월에는 동성애자나 성소수자(LGBTQ)를 국가가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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