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이강인 멀티골' 클린스만호, 바레인에 완승...경고 5장은 옥에 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23위)은 15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86위)을 3-1로 눌렀다.
전반 38분 황인범(즈베즈다)이 선제골을 터뜨린데 이어 후반전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멀티골을 터뜨려 바레인의 추격을 뿌리쳤다.
1956년 제1회,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뒤로는 아시안컵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한국은 첫 경기부터 시원한 승리를 따내면서 우승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최근 아시안컵 4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1차전 승리 행진도 이어갔다.
이날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과 조규성(미트윌란)이 투톱으로 공격 선봉에 나섰고 이강인과 이재성(마인츠)이 측면 공격을 맡았다. 중원에선 황인범과 박용우(알아인)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진은 설영우, 정승현(이상 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기제(수원)가 나란히 섰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바브)가 지켰다.
한국은 이날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상대 밀집수비에 고전했다. 7대3 정도 점유율에서 월등히 앞섰지만 아직 몸이 덜 풀린 탓에 패스미스가 자주 나왔다.
바레인의 역습도 날카로웠다. 위험한 상황을 몇차례 내주기도 했다. 바레인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박용우, 김민재, 이기제가 경고를 받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답답함했던 한국 공격은 전반 중반 이후 조금씩 플레이가 살아났다. 결국 전반 38분 기다렸던 선제골이 터졌다. 이재성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빠르게 찔러줬고 손흥민이 이를 재치있게 뒤로 흘렸다. 상대 수비가 손흥민에게 시선을 뺏긴 사이 뒤에서 자유롭게 공을 잡은 황인범은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때려 바레인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이번 대회 1호골이었다.
이후에도 한국은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1골 차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후반 6분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한국 수비진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문전에서 공을 잡은 압둘라 알하샤시(알히드)가 슈팅을 시도했고 골키퍼 김승규가 이를 막지 못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실점이자 A매치 8경기 만에 내준 실점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곧바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김민재의 패스를 받은 ‘골든 보이’ 이강인이 후반 11분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바레인 골문 구석을 찔렀다. 이강인의 아시안컵 첫 골이자 A매치 5호골이었다.
다시 경기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2-1로 앞선 후반 23분 이강인이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황인범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황인범은 다시 반대편에 있던 이강인에게 빠르게 찔러줬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수비수 한 명을 침착하게 따돌린 뒤 왼발 감아차기로 득점을 마무리했다. 이강인이 A매치에서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한 것은 지난 해 10월 튀니지와 평가전에 이어 두 번째였다.
2골 차로 앞서자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 박용우, 이재성을 잇따라 벤치로 불러들이고 홍현석(헨트), 박진섭(전북),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투입하면서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신경썼다.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에 이강인의 스루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이날 대표팀이 옐로카드를 5장이나 받은 것은 옥에 티였다. 손흥민도 후반 추가시간에 고의로 파울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향후 카드 관리가 대표팀의 중요한 숙제로 남게 됐다.
한편, 한국은 오는 20일 FIFA 랭킹 87위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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