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황인범 선제골 → 이강인 멀티골 폭발! 한국, 바레인 상대로 3-1 완승...첫 단추 완벽히 뀄다!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첫 단추를 잘 뀄다.
위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카타르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바레인에 3-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황인범의 선제골과 이강인의 멀티 골에 힘입어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다.
[64년만의 우승 도전, 그 첫 단추]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마지막 우승이 1960년이었을 정도로 오랫동안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그 별명이 무색하게 아시안컵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최근 대회 중 가장 우승에 가까웠던 것은 2015년 아시안컵이었다. 당시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은 호주와 우승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였다. 한국은 당시 선제골을 내줬지만,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의 동점 골로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현 토트넘 홋스퍼의 감독인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끌었던 호주 대표팀은 강했고, 결국 한국은 연장전에 결승 골을 내줬다.
가장 최근 대회였던 2019 아시안컵에선 8강 진출에 그쳤다. 당시 한국은 카타르와 8강에서 격돌했는데, 카타르는 강력한 공격력과 단단한 수비력을 자랑하던 팀이었다. 반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앞서 16강에서 바레인과 120분 연장 혈투를 치르고 왔기에 체력적 열세가 뚜렷했다. 당시 한국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후반 33분 카타르의 압둘라지즈 하템에게 결승 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벤투 감독은 대회 직후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이후에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아시안컵에서 계속된 아픔을 겪은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에 사활을 걸었다. 가장 먼저 아시안컵 규정의 변화가 있었다. 대회 최종 엔트리가 기존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났으며, 이중 3명은 테크니컬 시트에 앉아 경기를 관전한다. 이어서 한국은 12월 26일부터 국내에서 진행된 실내 전지 훈련을 마쳤다.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달 28일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아시안컵에 나설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을 비롯한 김민재와 이강인, 황희찬 등 최정예 유럽파 멤버들이 전원 소집됐다. 여기에 더해 K리그1에서 활약 중인 설영우와 김진수, 박진섭 등이 힘을 보탤 예정이다.
기존 명단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9월부터 이미 플랜A 구상을 마쳤다. 대표팀의 중심이 되는 유럽파 선수들뿐만 아니라, 국내파 선수들 간의 경쟁도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의 김지수와 스코티쉬 프리미어십의 양현준 정도가 '깜짝 발탁'이 됐다.
변화의 폭은 작지만 그야말로 최정예 멤버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과 황희찬은 각각 현재 리그 득점 4위, 6위에 올라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황희찬도 마찬가지로 역대급 시즌을 보내며 팀 내 최다골 선수가 됐다. 여기에 더해 독일 최강팀인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수비수인 김민재가 대표팀의 후방을 든든히 지킬 예정이며, PSG의 이강인은 대표팀에 창의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표팀이 완전체가 되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한국은 지난달 26일 K리그1을 포함한 아시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과 유럽 무대 전반기를 마친 선수들을 소집했다. 해당 선수들은 국내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1월 2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전지훈련을 위해 떠났다.
당시 소속팀에서 시즌을 진행 중이었던 유럽파 선수들은 국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아부다비에서 합류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 박싱 데이(Boxing day) 일정을 마치고 2일에 합류를 마친 반면, 이강인은 4일이 되어서야 합류했다. 당시 이강인은 소속팀 PSG의 프랑스 슈퍼컵 일정으로 인해 가장 늦게 대표팀에 소집됐다.
이후 완전체가 된 한국은 6일 아부다비의 뉴욕 유니버시티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최종 모의고사를 가졌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전반 40분에 나온 이재성의 선제 결승 골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공격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이라크전이 끝난 뒤에는 카타르에 입성해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선발 라인업]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규성(미트윌란)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투 톱을 선택했다. 중원은 박용우(알 아인)과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로 구성됐다. 양 측면 공격수로는 이재성(마인츠05)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망)이 선발 출격했다. 백4는 이기제(수원 삼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 HD)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 샤밥)가 꼈다.
앞서 한국은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과 김진수(전북 현대)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특히 황희찬의 부상이 아쉽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소속팀 울버햄튼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 10골로 팀 내 최다 골을 기록 중이다. 개인으로 봤을 때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황희찬은 이 기세에 힘입어 리버풀과 토트넘 등의 이적설이 나왔으며, 앞서 울버햄튼은 팀 내 에이스를 지키기 위해 빠르게 재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번 바레인전 명단에서 제외되며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아시안컵에서 출격할 전망이다.
부상자들이 나온 것이 아쉽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자를 제외한 최정예 선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대회 첫 경기에 임하는 만큼 첫 단추를 잘 꿰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바레인은 한국에 비해 전력상 한 수 아래의 팀이다. 현재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은 23위인 반면, 바레인은 86위다. 랭킹 면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또한 역대 전적에서 한국이 11승4무1패로 앞서 있다. 유일한 바레인전 패배는 2007년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나왔다. 여기에 더해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라는 유럽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선발 라인업에 대거 포진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상 우위에도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는 뜻을 선발 라인업을 통해 내비쳤다.
이에 맞서는 바레인의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 스리톱은 알 아스와드와 알 하시사시, 마단으로 구성됐다. 중원은 마르훈과 알 하르단, 아테데가 선택을 받았다. 백4는 알리와 알 하얌, 베나디, 아델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루트팔라가 꼈다.
[전반전]
경기는 한국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한국은 시작과 함께 적극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리며 바레인을 공략했다. 왼쪽 측면에서 이기제와 손흥민이 연계 플레이를 시도했다. 여기서 바레인 수비 맞고 볼이 벗어나며 한국이 첫 코너킥을 얻어냈다. 이후 킥은 상대 수비 맞고 뒤로 흘렀다. 순간적으로 김민재와 손흥민이 동시에 볼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볼이 라인 밖으로 나갔다.
한국은 후방에서 천천히 볼을 돌리며 빌드 업을 진행했다. 김민재가 높은 위치까지 몰고 들어온 뒤, 손흥민을 향해 롱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앞서 바레인 수비수가 먼저 이 볼을 걷어내는 데 성공했다. 바레인은 주로 롱 패스를 활용해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정확도가 떨어지며 한국에 볼을 쉽게 내줬다. 소유권을 가져온 한국은 곧바로 김민재가 이재성을 향한 롱 패스를 시도했다. 이 패스 역시 조금 길어지며 이재성이 볼을 잡지 못했다.
전반 5분에는 설영우가 한 발 늦은 태클로 바레인에 위협적인 프리킥 찬스를 내줬다. 알 아스와드가 한 발 앞서 볼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다. 바레인은 코너킥보다 조금 가까운 측면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하지만 한국은 이 위기를 잘 넘겼다.
한국은 주로 왼쪽 측면을 공략했다. 이재성이 있는 곳에서 바레인 수비의 틈을 노렸다. 여기서 바레인은 한국을 거칠게 압박하며 볼을 멀리 보냈다. 그러던 와중 전반 8분 바레인이 거친 파울을 범했다. 프리킥은 골문과 조금 먼 거리에서 진행됐다. 여기서 조규성을 향해 크로스를 킥을 시도했지만, 바레인의 육탄 수비에 막혔다.
1분 뒤에는 이날 첫 옐로 카드가 나왔다. 박용우가 볼을 향해 달려드는 과정에서 거친 파울을 범했다. 발을 높게 들며 무릎과 발로 마단을 가격했다. 경기장에 쓰러진 마단은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곧바로 바레인은 침투 패스를 활용해 뒷공간을 노렸지만 김민재가 한 발 앞서 김승규에게 백 패스를 하며 소유권을 가져왔다. 여기서 바레인의 공격수가 김승규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볼을 뺏는 데는 실패했다. 한국은 전반 10분이 지날 때까지 이강인을 활용한 공격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한국은 12분 3자 패스를 통해 바레인의 측면 뒷공간을 여는 데 성공했지만, 바레인의 수비 커버에 막혔다. 이어서 김민재가 거친 수비로 옐로 카드를 받았다. 전반전 15분이 지나기도 전, 한국은 벌써 2장의 옐로 카드를 수집했다. 이날 주심은 평소 카드가 많은 성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선수들은 이러한 심판의 성향을 파악하며 경기에 임해야 했다.
한국의 진영에서 바레인의 패스 플레이가 원활하게 돌아갔다. 이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왔지만, 김민재가 이를 잘 막아냈다. 한국은 빠르게 빌드 업을 전개하는 대신 상대의 틈을 노리며 후방에서 볼을 돌리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바레인의 틈이 쉽게 나오지 않으며 고전했다. 그러던 와중, 바레인이 손흥민을 넘어뜨렸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한국은 중앙으로 볼을 투입하지 못했다. 바레인이 간격을 잘 유지하며 한국의 공격을 막아냈다. 17분에는 황인범이 손흥민을 향해 침투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 패스는 손흥민에게 도달하기 앞서 바레인 수비수에게 차단됐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급하지 않게 경기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강인의 로빙 패스가 손흥민에게 연결됐지만, 바레인이 먼저 걷어냈고 볼을 잡은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지만, 이마저도 바레인 수비가 헤더로 걷어냈다.
한국은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다. 그리고 박스 안에서 황인범의 첫 슈팅이 나왔다. 20분 이재성이 측면 뒷공간 침투에 성공한 뒤,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박스 안에서 황인범이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 하지만 첫 슈팅이 나왔다는 점은 분명 유의미한 부분이었다.
한국은 오른쪽이 막히면 빠른 방향 전환을 통해 바레인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가 공격에 가담하며 수적 우세를 만들었고, 왼쪽으로 바레인 수비진을 끌어당긴 뒤 중원에 있던 박용우에게 패스했다. 그리고 박용우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이번엔 바레인의 공격이 시작됐다. 바레인은 왼쪽 측면에서 연계 플레이로 한국의 수비를 흔든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박스 안에 있던 마단이 잡았지만, 정승현이 빠르게 커버하며 찬스를 막아냈다. 볼은 김승규의 품에 안겼다. 이후 조규성을 향한 롱 패스가 연결됐지만 볼이 너무 길며 루트팔라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25분 오른쪽에서 이강인과 설영우의 연계 플레이가 나왔다. 두 선수는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바레인의 공간을 열었다. 하지만 이어진 크로스가 부정확하며 결정적인 찬스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번에는 조규성이 측면으로 나와 볼을 받아줬다. 그러나 바레인의 수비는 계속해서 열리지 않았고, 한국은 볼을 돌리는 데만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볼을 뺏겼지만, 순간적인 전방 압박으로 바레인의 볼을 뺏었다. 볼을 잡은 손흥민이 오른쪽으로 침투 패스를 했지만, 바레인의 수비에 걸리며 코너킥을 얻어냈다. 이어서 코너킥은 바레인에 막혔고, 이기제가 역습을 막던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다. 마닝 주심은 다시 한번 옐로 카드를 꺼냈다. 이날 무려 3번째 옐로 카드였다.
29분에는 한국에 결정적인 찬스가 왔다. 박용우가 패스를 차단한 후, 이재성이 왼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를 골문 앞에서 노마크 찬스에 있던 조규성이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크로스가 조금 뒤로 오며 조규성은 제대로 된 슈팅 자세를 잡지 못했고, 결국 볼은 골문 위로 높게 떴다. 클린스만 감독은 머리를 움켜쥐며 아쉬움을 표했다.
31분 드디어 바레인의 첫 번째 옐로 카드가 나왔다. 마단이 황인범을 향해 거친 태클을 시도했고, 마닝 주심은 곧바로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단의 굉장히 위험한 태클이었다. 이어진 이강인의 프리킥은 바레인 수비에 가로막혔고, 곧바로 바레인이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했다. 마단에게 단 한 번의 침투 패스가 연결됐고, 마단은 골문 앞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한국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국도 이에 맞서 조규성을 향한 롱 패스를 활용했다. 하지만 다시 한번 패스가 길게 나오며 조규성은 볼을 잡지 못했다.
바레인의 공세가 계속됐다. 바레인은 한국의 박스 앞에서 높게 뜬 볼을 잡은 뒤, 오른발 아웃프런트 슈팅을 시도했지만 한국의 육탄 수비에 막혔다. 34분 이재성이 이강인을 향해 방향 전환을 시도했지만, 바레인의 수비가 걷어냈다. 여러모로 준비를 잘 해온 바레인이었다. 한국은 답답한 플레이를 이어가며 바레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 35분 이강인이 이재성을 향한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재성은 상대 수비 뒤로 돌아가는 센스 있는 움직임을 선보였지만, 볼의 바운드가 불규칙하며 볼을 제대로 발에 맞추지 못했다. 이재성의 슈팅은 골문 위로 높게 떴다.
37분에는 이재성이 개인 능력을 활용해 바레인 수비수 한 명을 제치며 측면 공간을 완벽히 허물었다. 하지만 골문 앞에 있던 공격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결국 이재성의 땅볼 크로스는 바레인 골키퍼의 품에 허무하게 안겼다.
그러던 중 38분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황인범이었다. 이재성이 다시 한번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허물었다. 이후 이재성은 골문 앞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는데, 이 패스는 조규성과 손흥민을 모두 지나친 뒤, 홀로 있던 황인범에게 흘렀다. 황인범은 강력함 대신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바레인의 골망을 갈랐다. 상대 골키퍼가 어찌할 수 없는 완벽한 득점이었다.
선제골을 넣은 한국은 완벽히 흐름을 가져왔다. 이번에도 이재성부터 시작된 공격이었다. 왼쪽에서 이재성의 패스가 반대편의 이강인에게 연결됐다. 이후 이강인이 중원의 손흥민에게 패스했고, 손흥민은 슈팅 각도를 잡았지만 이 과정에서 바레인 수비수가 손흥민을 넘어뜨렸다. 마닝 주심은 바레인의 파울을 선언했고, 한국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키커로 나선 이강인의 왼발 슈팅은 골문 위로 살짝 벗어났다.날카로운 슈팅이었지만, 영점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다급해진 바레인은 무리한 파울을 범했다. 경기장 중앙에서 쓰러진 아테데가 볼을 뺏길 위기에 처하자 손으로 볼을 쳐냈다. 곧바로 마닝 주심은 바레인의 두 번째 옐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너무나 어이없는 파울이었다. 이후 한국은 한 차례 위기를 넘겼다. 순간적으로 바레인이 공격을 시도했는데, 많은 선수가 공격에 가담했다. 곧바로 바레인의 슈팅이 나왔지만 한국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육탄 수비를 선보였다.
전반 추가시간은 6분이 주어졌고, 오른쪽에서 설영우가 뒷공간을 침투하는 이강인에게 패스를 건넸다. 하지만 바레인의 수비가 빠르게 커버를 들어오며 막아냈다. 이후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감아차기 슈팅이 나왔다. 순간적으로 바레인 수비진은 볼을 잡은 손흥민을 모두 놓쳤고, 손흥민은 정확한 슈팅을 때렸지만 볼은 바레인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손흥민이 침투하며 기회를 잡는 듯 했지만, 패스가 조금 길며 볼을 잡지 못했다.
추가시간 5분에는 이강인이 센스있는 힐 킥으로 이재성의 침투를 도왔다. 이재성은 다시 한번 박스 안으로 왼발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바레인의 육탄 수비에 막혔다. 이 과정에서 베나디가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베다디는 스태프들의 부축을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베다디의 부상과 함께 전반전이 끝났다. 한국이 황인범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됐다.
[전반전 총평]
바레인은 전반전 내내 전력 상 열세를 인지한 듯, 수비에 집중했다. 그리고 역습 한 방을 노리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바레인의 이 작전은 완벽히 먹혀드는 듯 했다. 한국은 답답한 모습을 보이며 바레인의 수비를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그저 방향 전환을 하며 바레인의 틈을 찾아야 할 뿐이었다. 여기서 바레인이 쉽사리 틈을 주지 않으며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히려 바레인의 위협적인 역습 한 방에 완벽히 무너질 뻔했다.
여기서 바레인의 틈을 집중 공략한 선수가 이재성이었다. 한국은 이재성의 측면 공간 침투를 활용했다. 이재성은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꾸준히 크로스를 올렸고, 결국 먹혀들었다. 전반 38분 이재성은 김민재의 공간 패스를 받아 바레인의 뒷공간을 허문 뒤 정확한 컷백 패스로 황인범의 득점을 만들었다. 이제 한국은 전반전에 비해 조금 더 여유로운 경기 운영이 가능해졌다. 동점 골이 필요한 바레인은 이제 라인을 올려 한국의 골문을 위협할 가능성이 컸다. 여기서 한국이 바레인의 라인이 높게 올라가있는 사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넣는다면 승부의 추가 기울 것으로 보인다.
[후반전]
후반전은 바레인의 선축으로 출발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바레인은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곧바로 바레인 공격수와 김민재가 1대1 상황을 맞이했지만, 김민재가 이를 잘 막아냈다. 이어서 손흥민을 향한 거친 파울이 나왔다. 베나디를 대신해 들어온 마흐디가 손흥민의 뒷 다리를 걷어차며 쓰러뜨렸다. 하지만 마닝 주심은 옐로 카드를 꺼내들지 않았다. 곧바로 클린스만 감독은 주심의 판단에 대해 항의했다.
후반 3분에는 손흥민과 이재성의 연계 플레이가 나왔다. 하지만 바레인은 집중력 있게 막아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옐로 카드가 있는 이기제가 파울을 범했다. 마닝 주심은 옐로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한국 입장에서는 다행인 순간이었다. 이어서 바레인의 공격이 계속됐다. 5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바레인이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했다. 여기서 볼이 잘못 맞았고, 오히려 바레인에 볼이 흘렀다. 바레인의 마단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김승규가 이를 막아냈다.
그런데 여기서 치명적인 실점이 나왔다. 후반 6분 바레인이 박스 앞에서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크로스를 올렸다. 여기서 볼이 핀볼처럼 튀며 여러 선수를 맞고 알 하사시 앞으로 연결됐다. 알 하사시는 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바레인의 공격을 오랫동안 허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수비진은 우왕좌왕하는 플레이로 어이없게 실점을 내줬다.
일격을 당한 한국은 다시 침착하게 공격을 이어갔다. 이강인이 골문 앞으로 창의적인 로빙 패스를 시도했고, 골문 앞으로 달려들던 조규성이 볼을 향해 발을 뻗었다. 하지만 볼이 조규성의 발 끝에 닿지 않으며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이기제 대신 김태환을 투입했다. 김태환을 오른쪽으로 돌린 뒤, 설영우가 왼쪽 풀백으로 이동했다. 경고 한 장이 있는 이기제의 퇴장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곧바로 김태환은 조규성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지만 조규성은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에 가로막히며 볼을 잡지 못했다.
11분 한국이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바레인의 박스 앞에서 홀로 볼을 잡은 뒤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강인의 발을 떠난 볼은 아름다운 궤적으로 골대를 맞고 바레인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바레인 골키퍼 입장에선 어찌할 수 없는 완벽한 슈팅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환호했고, 이강인은 별 거 아니라는 듯한 셀레브레이션을 펼쳤다.
바레인의 반격이 다시 이어졌다. 알 하사시가 한국의 수비를 제친 뒤, 박스 안으로 파고 들었다. 이를 김민재가 잘 막아내며 위기를 넘겻다. 13분에는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이 나왔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바레인 수비수가 걷어냈는데 볼이 멀리 가지 못했다. 이를 이재성이 집중력 있게 헤더로 뒤에 있던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찬스를 놓쳤다.
한국은 볼을 뺏긴 뒤, 강력한 전방 압박을 통해 다시 바레인의 볼을 뺏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규성의 파울이 나오며 볼 소유권을 내줬다. 마닝 주심은 조규성에게 옐로 카드를 꺼냈다. 마닝 주심은 이날 유독 한국 선수들에게 많은 카드를 꺼냈다.
한국은 다시 천천히 공격을 진행했다. 후방에서 볼을 돌리며 천천히 바레인의 틈을 엿봤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과 바레인 수비수가 나란히 무릎을 부팆히며 고통을 호소했다. 경기장에 이강인을 연호하는 한국 팬들의 응원이 시작됐고, 이강인은 곧바로 일어나 경기를 속행했다.
한국은 볼을 뺏길 시 강한 전방 압박을 활용해 바레인의 볼을 노렸다. 하지만 바레인은 압박을 잘 피하며 공격을 전개했다. 여기서 김민재의 수비가 빛났다. 김민재의 수비 덕분에 한국은 볼을 되찾았다. 바레인은 20분 교체 카드를 활용해 변화를 꾀했다. 동점 골의 주인공인 알 하사시 대신 유수프 헬랄을 투입했다. 여기에 더해 아테다를 자심 켈라이프로 교체했다. 많은 변화를 꾀하는 교체라기보단 같은 포지션에 새로운 선수를 넣은 교체였다.
바레인은 본격적으로 동점 골을 위한 공격에 나섰다. 한국은 바레인의 기세에 당황해 쉽게 볼을 내줬다. 또한 김민재가 파울을 범하며 소유권을 내주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이강인의 왼발이 다시 한번 빛났다. 24분 손흥민이 볼을 뺏어 중원에 있던 황인범에게 연결했다. 이어서 황인범은 곧바로 오른쪽 측면에 홀로 있던 이강인에게 패스했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친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바레인의 골망을 갈랐다. 이로서 한국은 3-1로 리드를 잡으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이제 한국은 편안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침착하게 볼 소유권을 갖고 경기를 운영했다. 이번엔 이재성이 볼을 갖고 들어온 뒤, 왼쪽 측면에 침투하는 설영우에게 패스했다. 설영우는 여기서 바레인의 태클에 넘어졌지만, 카드는 따로 나오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26분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규성과 김민재 대신 김영권과 홍현석을 투입했다. 김영권은 옐로 카드를 받은 김민재를 대신해 정승현과 중앙 수비 라인에서 호흡을 맞춘다.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인 조규성 대신 홍현석을 넣으며 중원을 강화해 여유 있는 플레이를 이어가려는 클린스만 감독의 의도였다.
다급해진 바레인은 빠르게 공격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교체로 들어간 알 후마이단이 수비 사이를 파고들며 결정적인 찬스를 노렸지만 김태환의 커버에 막혔다. 곧바로 손흥민이 롱 패스를 받아 바레인의 뒷공간을 허물었다. 바레인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한 손흥민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옆그물을 강타했다. 만약 골이 들어갔더라도 앞선 장면에서 손흥민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었다.
바레인이 공격을 진행했다. 한국 수비진은 잠시 우왕좌왕했지만 볼 소유권을 되찾았다. 이후 이강인이 화려한 개인기를 활용해 바레인 수비를 흔들었다. 이어서 볼이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이재성이 흘러나온 볼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이재성의 주발이 아닌 오른발에 걸렸고, 슈팅은 바레인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35분에는 바레인의 결정적인 슈팅이 나왔다. 바레인은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갔다. 이를 마흐디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김승규가 안정적으로 볼을 잡아냈다.이 장면 역시 들어갔다면, 마흐디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다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용우와 이재성 대신 박진섭과 정우영을 투입했다. 큰 변화를 꾀한다기보단 기존 포지션에 알맞은 선수를 바꿔주는 교체였다.
39분에는 손흥민을 향한 무리한 파울이 나왔다. 바레인이 팔꿈치로 손흥민의 안면을 가격했다. 손흥민은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지만, 바레인에는 별다른 파울이 주어지지 않았다.
41분 손흥민이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이강인이 손흥민을 향해 환상적인 침투 패스를 넣었고, 손흥민은 먼 골대 쪽을 노리고 감아 때렸다. 하지만 이 슈팅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손흥민과 클린스만 감독은 아쉬움을 토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8분이 주어졌다. 하지만 양 팀은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이며 완벽한 찬스를 잡지 못했다. 이어서 손흥민이 바레인의 박스 안에서 넘어졌다. 하지만 마닝 주심은 페널티킥 대신 손흥민에게 경고를 꺼내 들었다. 손흥민의 시뮬레이션 액션이 있었다는 판정이었다.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경기장을 넓게 쓰며 여유 있게 경기를 마무리할 준비를 마쳤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헬랄의 왼발 슈팅이 나왔지만, 볼이 제대로 맞지 않으며 약하게 흘렀다. 볼은 김승규의 품에 안겼다. 이후 마닝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한국은 대회 첫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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