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기억’ 소환할 마지막 퍼즐은 ‘관심’
이상화·고다이라 우정 빛난 ‘오발’
6년 만에 얼음 깔리며 축제 준비 끝
평창 올림픽 당시 시설 100% 활용
인면조 등 화제 낳은 양정웅 감독
개회식 맡아 ‘역동성’ 담아낼 계획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발)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빙속 레전드’ 이상화와 맞수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대결로 관심을 끈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레이스가 펼쳐진 곳이다. 두 선수가 벌인 ‘우정의 경쟁’은 현재까지 평창 대회를 빛낸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강릉 오발은 그러나 평창 올림픽 이후 운영 비용 등의 문제로 본래 용도인 빙상장으로 사용되지 못했다. 그간 영화 세트장 등으로 활용된 오발에 6년 만에 다시 ‘얼음’이 깔렸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하 2024 강원)이 잠들었던 ‘평창의 기억’을 소환한 덕분이다. 오는 19일부터 강원 강릉시, 평창군, 정선군, 횡성군 일원에서는 스포츠로 하나 된 전 세계 청소년들의 모험이 시작된다. 79개국 1803명은 다음달 1일까지 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이상 빙상),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이상 슬라이딩), 스키(설상) 등 15개 종목에 출전해 그간 갈고닦은 재능을 마음껏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평창 올림픽 당시 시설을 100%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청소년의 꿈이 펼쳐지는 한마당인 만큼 대회 조직위원회도 막바지 준비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지난 11~12일 이틀에 걸쳐 방문한 아이스아레나, 오발, 하키센터(이상 강릉),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바이애슬론센터(이상 평창) 등 주요 경기장은 대부분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특히 바이애슬론센터의 경우 2024 강원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컵 전국대회를 열어 실전 점검까지 끝냈다. 오랜 기간 경기가 열리지 않았던 오발도 제빙 테스트 등을 거쳐 “태릉국제스케이트장보다 빙질이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을 목격한 만큼 2024 강원 조직위 측은 ‘숙식’에도 문제가 없도록 부족함을 채우고 있다. 선수들이 먹을 음식을 직접 먹어보기도 한 장미란 문체부 2차관은 “숙식은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며 “공간과 동선, 음식 등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보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는 얼추 마쳤고, 이젠 마지막 ‘퍼즐 조각’만 남겨둔 상태다. 청소년의 도전을 응원할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 조직위에 얼마 남지 않은 숙제다. 조직위는 역동적인 개회식과 풍부한 즐길 거리를 마련해놓고 관람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 개회식은 평창 올림픽 개회식 때 인면조 공연과 드론 쇼 연출로 화제를 모은 양정웅 총감독이 맡았다. 2024 강원 개회식은 화려함 대신 청소년만의 역동성을 담고 있다. 양 총감독은 11일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대한 대우주 속에 살아가는 청소년 한 명 한 명이 ‘소우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며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강원 산골 소녀 ‘우리’가 상상의 세계 속에서 우주를 여행하며 미래의 우주인이 된 자신을 만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개회식 외에도 2024 강원에서는 ‘지속 가능성’이란 가치를 강조한 ‘디지털 성화’와 K팝 공연 등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역대 어떤 올림픽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고 대한민국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대회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젊은이들의 우정과 도전, 모험을 현장에서 직접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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