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조 투자라는데 달라진 건 60조... 내용은 민간투자안 ‘재탕’

이해인 기자 2024. 1. 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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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

622조원을 투자해 경기 남부에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15일 정부 발표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난해 3월의 ‘국가 첨단 산업 육성 전략’의 재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간 투자 계획 가운데 삼성전자가 라인 한 곳을 늘리는 데 60조원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것 이외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 이후 이미 투자가 진행된 사안까지 포함됐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120조원)과 용인 기흥(20조원) 투자는 발표 이후 일부 공장과 연구소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용인 SK하이닉스 공장 122조원 투자 계획은 지난해 용수 문제가 해결된 이후 건설 작업이 한창이다. 삼성전자 용인 공장 투자 예상액만 기존 300조원에서 360조원으로 늘었다. 판교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집적 단지, 소재·부품·장비 육성 방안 역시 기존 발표와 큰 틀에서 차이가 없다.

서울 한 사립대 교수는 “사실상 기존에 나왔던 민간 기업들의 투자 계획을 정부가 다시 모아 새것처럼 발표한 것 같다”며 “뜯어보면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한 반도체 대기업 관계자는 “작년 발표 때는 수 주 전부터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별다른 준비 없이 정부에서 갑작스럽게 발표를 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를 반도체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내용 자체는 지금까지 계속 나왔던 투자 계획의 종합적 총괄”이라며 “역대 정부에서 발표했던 정책 가운데 흐지부지됐던 것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정부의 의지는 강력하고 이 계획대로 제대로 실현하는 게 관건”이라며 “행정부 혼자 힘으로 되는 건 아니고 국회와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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