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심의위, ‘이태원 참사’ 김광호 서울청장 기소 권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15일 ‘10·29 이태원 참사’ 수사팀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김 청장과 함께 수심위에 회부된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에 대해서는 불기소를 권고했다. 이태원 참사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서부지검은 수심위의 권고를 고려해 김 서울청장에 대한 최종 처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수심위 현안위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김 청장과 최 전 서장의 공소제기 여부 안건 심의 결과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수심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현안위원 15명 중 9명이 김 청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6명은 불기소 의견을 냈다. 최 서장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이 14명, 기소 의견이 1명이었다.
이날 회의에는 검찰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변호인단, 김 청장 변호인 등이 참석했다. 수심위원들은 오후 2시부터 3시30분 무렵까지 사건 관계인들이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한 뒤 사건 관계인들로부터 의견진술을 들었다.
검찰은 이날 수심위에 김 청장과 최 전 서장 모두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측 대리인인 윤복남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 단장은 “검찰이 두 피의자 모두에게 주의 의무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이태원 참사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서부지검 현 수사팀은 세월호 참사 사건에서 해경 지휘부 전원이 무죄를 받은 점,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 사건 항소심에서 공무원들이 무죄 혹은 감형 판결을 받은 점을 고려해 불기소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규정에 따르면 주임검사는 수심위 권고를 존중하면 되고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심위에서 심의 의결한 내용을 종합해 증거, 사실관계 및 법리를 면밀하게 분석한 다음 최종적인 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릴 것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도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를, 최 전 서장은 참사 발생 이후 구조 지휘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로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를 받아왔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월13일 김 청장 등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1년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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