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끝내 KIA로, 김혜성도 ML행 예약…영웅들 OK, 완전부활 노리는 36세 2루수 있잖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키움 히어로즈로선 허탈한 결과다.
LG 트윈스에서 작년 가을에 방출을 요청한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35)이 고향팀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KIA는 15일 서건창과 2024시즌 1억2000만원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옵션이 7000만원일 정도로 저렴한 계약이다. 옵션조차 달성하기 쉬운 내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키움으로선 허탈한 결과다. 서건창이 LG에서 나오자마자 연락을 취해 영입 의사를 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개월 넘게 키움에 회신하지 않았다. 결국 서건창은 기회가 많지 않아 보이는 키움 대신 KIA를 택했다.
고형욱 단장은 지난주 통화에서도 “기다리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얼마나 고민이 많겠나”라는 말 역시 반복했다. 서건창에게 굳이 부담을 주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내심 서건창이 제2의 친정에서 부활도 노리고 현역생활의 마침표까지 찍길 바랐지만, 인간사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서건창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키움에는 확고부동한 주전 2루수 김혜성이 있다. 올 시즌 김혜성이 유격수로 뛴다고 해도 2차 드래프트로 또 다른 베테랑 2루수 최주환(36)이 입단한 상태다. 최주환이 두산 베어스와 SGG 랜더스 시절 1루수로도 뛰어서 공존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서건창으로선 벽이 높은 게 사실이다.
반면 KIA는 주전 김선빈의 백업으로 김규성 정도가 전부다. 호주리그에서 박민이 선전하지만 1군에서 검증된 건 없다. KIA는 외야보다 내야 백업이 다소 헐겁다. 서건창으로선 당연히 KIA에서 좀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서건창은 KIA로 갔다. 키움은 허탈하지만, 크게 실망할 이유는 없다. 올 시즌엔 김혜성과 최주환이 2루에서 시간을 나누면 되고, 젊은 내야수들도 무럭무럭 큰다. 김휘집이 유격수를 보고 김혜성이 2루수, 최주환이 1루수를 보는 방법도 있다.
김혜성이 내년에 메이저리그로 떠난다고 해도 방법은 또 나온다. 유격수 김휘집에 2루수 최주환 체제로 중앙내야를 꾸리면 된다. 젊은 내야수들을 계속 키우고 있고, 송성문도 2루 수비가 가능하다. 서건창이 아쉽긴 해도 털어내야 할 시점이다.
최주환은 2024시즌을 마치고 SSG와의 4년 42억원 FA 계약이 끝나지만, 활약 여부에 따라 연장계약을 하거나 2024-2025 FA 시장에서 잡을 수도 있다. 키움은 작년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에게 1+1년 10억원 연장계약을 안겼다.
김혜성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떠오르는 젊은 기수 김휘집은 좀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 김휘집이 완전히 내야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필요가 있다. 최주환은 2022시즌에 부진했으나 작년엔 20홈런으로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0.235였던 애버리지를 좀 더 올리고, 수비만 건실하게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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