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원 줘야?”…지방 병원 의사 구인난
[KBS 춘천] [앵커]
병원 가는 길 참 멀고도 먼데요.
이런 일이 빚어지는 건 기본적으로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지방에선 연봉 4억 원은 줘야 의사를 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돕니다.
계속해서 이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유일의 거점 국립대병원인 강원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1명 가운데 4명이 한꺼번에 그만두겠다고 나섰습니다.
필수 의료분야인 응급의학과와 심장내과 의사도 부족해 이미 채용공고가 나간 상탭니다.
의사를 비롯한 간호사, 약사 등 의료 인력 이탈은 특정 병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3년 사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선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600여 명이 그만 뒀고, 한림대춘천성심병원에서도 80여 명이 병원을 떠났습니다.
전문의 자격을 따기 전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비인기 분야의 전공의 미달 사태는 오래된 얘깁니다.
지방이 특히 심합니다.
[이경원/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 :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있는데 환자도 없는데 의사만 지방에 있을 수도 없는 거고. 의무는 많고 메리트라고 할까 그런 건 점점 적어지고."]
또 다른 문제는 시군 간 의료 불균형입니다.
강원도 의사의 70% 이상이 대학병원이 있는 춘천과 원주, 강릉에 집중돼 있습니다.
대부분의 군 단위 지역의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채 1명도 안 됩니다.
고성군은 0.4명으로, 강원도 내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적습니다.
춘천의 6분의 1에 불과합니다.
연봉을 어지간히 줘선 아예 의사를 구할 수도 없습니다.
속초의료원은 응급의학과 의사를 연봉 4억 원을 주고서야 겨우 모셔올 수 있었습니다.
[박현정/강원특별자치도 공공의료과장 : "(의사 모집) 공고는 거의 연중 상시로 내고 있고요. 의료원 연봉액은 저희가 상한액을 선정하고 있는데, 상한액이 매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그 연봉액으로도 지금 의료진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2028년까지 수도권에만 대학병원 6,600개 병상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지방의 의료인력 이탈과 수도권 집중화가 더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고명기·홍기석
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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