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사망·성추행까지”…‘인신매매’ 된 계절근로자
[KBS 광주] [앵커]
KBS는 지난주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한 임금 착취 의혹 등을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인권단체들이 임금 착취는 단순한 억압과 폭력을 넘어 '인신 매매'에 해당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용주가 외국인 노동자의 머리채를 잡고 욕설을 합니다.
["이리로 와봐. ○○놈아."]
한 계절근로자는 일하는 곳까지 찾아온 브로커에게 자신이 번 돈을 상납합니다.
전남 지역에서 일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직접 촬영한 인권 침해 영상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이 같은 피해 사례를 조사해 온 인권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 구제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해남과 완도 지역에서 벌어진 브로커의 임금 갈취 의혹은 물론 폭행과 성추행, 열사병에 의한 사망 사례도 4건이나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고기복/'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 "사망 사례를 접한 경우는 다 열사병이었습니다. 아주 무더운데도 불구하고 혹서기에 일을 시킨 것 같아요."]
인권단체는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한 브로커를 경찰에 고소한 데 이어, 국가인권위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인권단체는 특히 이탈 방지 명목으로 귀국 보증금을 받아내고, 월급 통장과 여권을 빼앗아 이동의 자유를 제약한 것도 현행법이 금지한 '인신매매'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시행된 '인신매매방지법'은 이 같은 경제적·물리적 통제에 따른 피해를 인신매매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종철/'공익법센터 어필' 선임 연구원/변호사 : "심각한 인권침해, 착취나 차별이나 학대에도 불구하고 그 사업장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둬서 계속 일을 시키는 것을 쉽게 말해서 '인신매매'라고 볼 수 있는 거예요."]
국가인권위는 해남군과 전남도, 법무부를 상대로 진상조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화면제공: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김정대 기자 (kongmy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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