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멀어도 너무 멀다”…원정 진료에 원정 출산까지

조휴연 2024. 1. 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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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지방의 의료공백.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모두가 개선을 약속하곤 있지만, 오히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KBS는 지방 의료, 도대체 뭐가 문제고, 대책은 없는지 모색해보는 연속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우선, 아파도 병원 한 번 맘대로 갈 수 없는 의료 소외지역 주민들의 실상을 살펴봅니다.

조휴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소양호로 막혀 있는 춘천시 북산면 물로립니다.

70대 노부부가 병원 갈 채비를 하느라 분주합니다.

웬만하면 그냥 참았을 텐데, 오늘은 다리가 많이 아파서 꼭 가려고 합니다.

[박분옥/춘천시 북산면 물로리 : "눈이 많이 오면 미끄럽잖아. 겨울엔 항시 미끄러워서 걱정이 되는 거예요. 마음이 바쁘죠."]

시내버스는 없고, 뱃터까지 가려면 걸어서 30분.

사실상 희망택시가 유일한 교통수단입니다.

춘천에서 홍천을 거쳐 다시 춘천 시내의 병원으로 오기까지 꼬부랑 고갯길을 세 번 넘었습니다.

꼬박 1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마경수/춘천시 북산면 물로리 : "다치던 날이 토요일, 일요일이 껴가지고. 그래가지고 월요일날 사흘 동안 (기다렸다) 병원에 왔는데 아주 아파서 화장실도 잘 못 가고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그랬지."]

평창에 사는 아기 엄마 전유민 씨.

16개월 딸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낳았지?' 싶습니다.

평창엔 산부인과가 없어 난임치료를 위해 서울을 오가야 했습니다.

[전유민/평창군 평창읍 : "처음에 한 2~3개월 다니다가 '이렇게 계속하는 게 맞나' 싶어가지고 몇 개월, 한두 달 정도 쉬다가 다시 아기 너무 갖고 싶으니까."]

1년 만에 임신을 했지만, 아이 낳을 곳이 없어 충북 제천까지 가야 했습니다.

낳고 나서도 걱정의 연속입니다.

소아과라곤 보건소 소아과 하나뿐인데, 평일에만 문을 엽니다.

주말엔 원주나 강릉으로 가야 합니다.

[전유민/평창군 평창읍 : "하필이면 금요일부터 아프기 시작해요. 금요일 저녁부터. 저희는 강릉에 주말에 진료 보는 병원이 있어가지고 그쪽으로 이용하는데 오픈런을 해 봤어요."]

강원도민 10명 가운데 1명은 30분 안에 응급실을 갈 수 없는 의료 소외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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