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펀드 만들겠단 서정진…나스닥 통해 ‘해외자본 마중물’ 자신감
“헬스케어 투자로 韓창업가 후원자될것”
홀딩스 8.8조 가치…시총 10조 무난할듯
연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서 회장의 발언에 따라 셀트리온홀딩스가 나스닥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얼마인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선 한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시가총액 합이 80조원에 달했다는 점을 들어 셀트리온홀딩스의 공모가도 10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한 통합셀트리온 지분율은 21.5%로 이날 국내 증시 시장가 기준 8조8000억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다. 통합셀트리온이 보유한 셀트리온제약 지분의 54.8%는 국내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4조1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14일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행사에서 서 회장은 100조원을 모으려면 해외 주식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외국 자본가들에게 친숙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에 100조원 규모 펀드가 20여개 정도 운용되고 있는데 이들이 모두 연결돼있다는 점에서 여러 업종에 간접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든 우리나라 창업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지주사의 상장처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회장의 100조원 펀드 조성 계획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그는 “가능성 있는 여러 바이오 기업들에게 전문가로서 투자할 계획”이라며 “지금보더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약을 저렴하게 쓰고 투자자들은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큰 덩치를 가진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중에 경영자가 곧 설립자인 곳은 셀트리온 밖에 없다”며 “내 뜻은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가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주사 지분의 98% 이상을 내가 갖고 있다”며 “그대로 둘 수도 있었지만 국내 창업가들이 투자받기 어려운 현실을 잘 알고 있어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983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그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마흔 다섯살의 나이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서 회장은 “사업 초기 명동 사채도 많이 썼고 장기 포기각서도 여러번 작성했다”며 “처음엔 장기 포기가 꺼림칙했는데 나중에는 장기 숫자보다 각서를 더 많이 써서 명동에서도 돈을 안 빌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이 막혀 경기 양평군 양수리를 자살 장소로 정하고 강변 난간을 차로 들이박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서 회장은 2년 여에 걸친 노력 끝에 셀트리온을 창업했고 현재 시가총액 80조원 이상의 회사로 키워냈다.
서 회장은 기업가정신에 대해 사업의 성숙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은 안 망하려고 버티는 단계에서 시작해 어느 정도 사업이 자리잡으면 상생을 모색하는 단계로 넘어간다”며 “내 나이처럼 떠날 때가 다가오니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 회사가 어떻게 남을지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여기 모인 젊은 사람들이 각자 업종에서 금·은·동메달을 따는 훌륭한 재원이 되길 바란다”며 “하다하다 안될 경우 찾아오면 조언도 하고 좋은 아이템에 투자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1957년생인 서 회장은 은퇴 시기를 7년 뒤로 잡았다. 앞서 그는 2020년 말 셀트리온을 떠났지만 지난해 초 경영진의 요청에 따라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해 복귀한 바 있다. 그는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앞으로 7년 정도로 본다”며 “7년간 셀트리온의 뿌리를 더욱 튼튼히 만들기 위해 그룹 총수로 영업에 직접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해 1만명의 의사들과 직접 일대일로 접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7500명, 캐나다에서 400명가량 만날 예정”이라며 “현장에서는 우리 회사가 지닌 문제점뿐 아니라 미래에 지향해야 하는 방향까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상당하지만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목표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셀트리온그룹을 10위권 안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는 “과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고생할 당시 제넨텍과 암젠의 건물을 보면서 사업을 꿈꿨다”며 “그 중 암젠은 이겨보려 하는데 한국인의 기술과 근성이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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