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야유 받은 中 마닝 주심의 일관성 없는 판정+경고 폭발, 클린스만호 시작 험난

▲ 마닝 주심의 이상한 판정에 항의하는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

▲ 한국-바레인전을 관장한 마닝 주심 앞에서 양팀 선수들이 뛰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경기 결과를 떠나서 마닝(중국) 주심의 일관성 없는 판정은 한국의 시작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에서 전반을 황인범(츠르베나 즈베드다)의 골로 1-0으로 끝냈다.

최전방에 조규성(미트윌란)을 중심으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처진 공격수로 나섰다. 사실살 자유롭게 움직여 바레인 수비에는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이재성(마인츠05)-황인범-박용우(알 아인)-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미드필드를 형성했다.

수비에는 이기제(수원 삼성)-김민재(바이에른 뮌헨)-정승현-설영우(이상 울산 현대)가 서고 김승규(알 샤밥)가 골문을 지켰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황희찬(울버햄턴)은 명단에서 빠졌다.

전반 6분 만에 위기가 왔다. 설영우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밖에서 볼을 걷어내려다 상대를 걸어 넘어트렸다. 프리킥이 주어졌고 모하헤드 마룬(알 쿠웨이트)의 머리에 닿았다. 골대 위로 지나가 다행이었다.

전열을 정비한 한국은 후방에서 볼을 주고받으며 기회를 엿봤다. 바레인은 세트피스와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철저한 전략으로 한국의 숨통을 조이려 애썼다. 박용우가 10분 볼을 걷어내려다 알리 마단(아즈만)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경고받았다.

13분에는 역습 위기에서 김민재가 마룬의 뒤에서 늦게 도전해 경고받았다. 척추 라인의 경고는 부담이 컸다. 마닝(중국) 주심은 아시안컵 직전 챔피언스리그(ACL) 3경기에서만 경고 16장에 퇴장 2장을 선사했다. 전형적인 경고 남발로 경기를 지배하려는 유형의 주심이다. 한국이 억울해도 신중하면서도 정확하게 경기를 해야 하는 이유다.

21분 이재성이 엔드라인 근처에서 뒤로 연결한 볼을 황인범이 머리로 골문을 겨냥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잡혀갔다. 23분 박용우가 중거리 슈팅으로 지속적인 공격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7분 이강인이 수비에 밀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파울을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어진 수비에서 이기제에게 경고를 선사했다.

30분 이재성이 왼쪽 측면에서 낮게 패스한 것이 조규성의 뒷발에 닿아 허공으로 향했다. 조금만 침착했다면 좋았을 장면이었다. 이어진 공격 전개에서 황인범에게 거친 태클을 했지만, 경고는 나오지 않았다. 1분 뒤에야 황인범에게 태클한 마단이 경고받았다. 위험한 태클이었다.

33분 마단의 속도에 수비진이 따라붙지 못하며 슈팅을 허용했다. 골키퍼와 일대일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다행이었다. 시즌이 다 끝난 뒤 이제 체력을 만드는 K리거 중심 수비진이라는 점에서 걱정했던 일이 나온 것이다.

결국 얼마나 빠른 크로스로 공간을 허무느냐가 관건이었고 36분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지역 왼쪽 수비 뒷공간으로 올린 것을 이재성이 넘어지며 슈팅했지만, 역시 골대 위로 지나갔다. 37분 이강인이 다시 왼쪽으로 열어준 볼을 이재성이 수비수를 뚫고 낮게 패스했지만, 골키퍼가 잡았다.

하지만,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39분 김민재의 전진 패스를 이재성이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받아 낮게 반대편으로 연결한 것을 손흥민과 조규성이 속임 동작으로 볼을 흘렸고 황인범이 왼발로 슈팅해 선제골에 성공했다. 마닝 주심의 판정을 공격 전개로 이겨낸 셈이다. 다수의 관중이 야유를 뿜은 것으로도 마닝 주심의 판정은 신뢰 받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마닝 주심은 43분 자신 앞에서 상대의 태클에 걸려 넘어진 손흥민에 대해서는 외면하지 않았다. 앞서 황인범이 1차적으로 태클에 걸렸어도 상대에 경고를 주지 않았던 것과 비슷했지만, 프리킥을 선언했다. 이강인이 키커로 나서 감각을 조율했다. 이후 마닝 주심은 상대의 고의적인 핸드볼 파울을 잡아 경고를 주는 등 자신의 판정에 집중하려 애썼다.

그래도 기준이 흔들리는 판정은 전반의 오점이나 마찬가지였다. 5장의 경고를 남겼다. 마닝 주심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스페인-코스타리카, 미국-웨일스전 대기심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