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잘해서는 못가겠네”…일반고보다 학원비 6배 더 쓴다는 이 학교

월 150만원 이상 사교육비 지출
영재고 학생 비율이 일반고 6배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 출처=연합뉴스]

자율형 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존치의 법적 근거 부활을 앞두고 영재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월평균 150만원 이상의 ‘고액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비율이 일반고 학생보다 6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견을 통해 이들은 지난해 12월 전국 중3 학생 2091명, 고1 학생 3503명, 중·고교 교사 174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일반고 고1 학생의 고액 사교육비 지출 비율이 7.1%에 불과한 반면 영재학교 학생 비율은 43.8%로 6.1배나 높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과학고는 38.5%로 일반고의 5.4배, 자율형사립고는 29%로 4배, 외고·국제고는 21.7%로 3배로 나타나 각 학교 유형별로 봤을 때 일반고 학생 대비 전체적으로 사교육비 지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생은 물론 진학하고자 하는 고교 유형의 유형에 따라 중3 학생들이 지출하는 사교육비 비율 또한 차이를 보였다. 일반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3 학생의 경우 월 15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비율은 7.2%에 그쳤지만 과학고 진학을 원하는 중3의 해당 비율은 42.9%로 이 역시 5.9배 높은 비율이었다. 과학고보다는 낮았지만 영재학교도 25%, 외고·국제고 19.5%, 자사고는 15.7%로 일반고 대비 높게 조사됐다.

사교육비 현황. 사걱세 제공

사교육 비율이 높은만큼 주말이나 늦은 시간 등 방과 후에 사교육에 참여하는 비율도 차이를 보였다. 영재학교 학생은 96.9%, 과학고 91.5%, 외고·국제고 89.4% 등 특목고 대다수가 일요일 사교육에 참여하며 일반고 재학생 75.9%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고 진학을 원하는 중3 학생 중 밤 10시 이후 사교육을 받는 비율 역 57.1%로 일반고 진학 희망 중3 학생(20.5%)의 두배를 넘겼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 65.7%는 이같 고교 서열화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지만 본인이 몸담은 학교에 따른 차이도 보였다. 일반고 교사 73.5%가 문제가 있다고 한 반면 자사고 교사는 38.5%가 그렇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한 편 교육부는 지난해 입법예고와 의견수렴을 거친 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설립 근거를 되살리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중이다. 이를 두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중·고등학생들의 고액 사교육비, 심야 및 주말 사교육, 소속 학교에 따른 위화감, 일반고의 황폐화 등 수많은 문제들을 파생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