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강의 무료로 해드려요”…스터디 위장 ‘변종 리딩방’ 기승

이예슬 기자 2024. 1. 1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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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식 부족한 청년 대상
SNS 광고에 링크 걸어 접근

지난해 11월 대학생 김모씨(23)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식 투자책을 무료 나눔한다는 광고를 발견하고 해당 링크를 클릭했다. 연결된 카카오톡 계정은 ‘투자 가이드를 해주겠다’며 김씨를 오픈 카톡방으로 초대했다. 카톡방에서는 주식 투자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하라고 유도했다.

카톡방에서는 약 3개월에 걸쳐 주식 무료강의가 이뤄졌다. 카톡방 메니저가 말한 종목에 투자한 이들의 수익 인증 글이 수시로 올라왔다. 김씨도 카톡방 매니저가 말한 종목에 10만원을 투자했다가 40만원을 벌었다. 그 후 김씨는 4차례 더 매니저가 말한 종목에 투자했고, 김씨가 해당 카톡방이 사기라는 것을 눈치챘을 때는 이미 2300만원가량을 투자한 후였다.

최근 주식 공부를 막 시작한 이들을 대상으로 투자 관련 책·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끌어들이는 ‘변종 리딩방 사기’가 기승이다. 김씨와 같이 금융 지식이 별로 없는 청년들이 특히 대상이 되고 있다. 김씨 역시 처음부터 주식 리딩방에 들어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리딩방에서 사기를 당했다. 김씨는 “리딩방이라는 사실을 경찰한테 들어서 알았다”면서 “스터디라 생각하고 들어간 것이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리딩방 사기가 스터디로 위장해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처음부터 유료 리딩을 제안하면 모집이 안 돼 최근엔 무료책이나 강의로 미끼를 뿌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박현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 변호사도 “최근 이러한 금융 사기가 4050에서 2030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SNS상의 금융 사기 광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에는 유명 기업인, 연예인을 사칭하고 이들이 추천한 투자책을 무료로 나눠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리딩방으로 끌어들인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SNS발 금융 사기에 대한 정부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증권회사에서 본인 명의로 개설한 계좌가 아니면 입금을 하면 안 된다”면서도 “SNS를 활용한 금융 사기가 워낙 많아, 금감원이나 금감위에서 유사 투자 사기 단속을 강하게 하고 SNS 회사 측에도 강화된 기술 조치를 해달라고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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