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은 한숨 돌렸지만… 건설·부동산 대출 부실 ‘뇌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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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에 몰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절차를 밟으면서 당장의 위기는 벗어난 모습이지만, 건설·부동산 업계의 금융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전체 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608조5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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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분기 잔액 608조 ‘역대 최대’
비은행권 대출 2년 새 25% 급증
연체율은 2015년 이후 최고 수준
전년보다도 최고 3.1배나 ‘껑충’
대출 부실지표 2017년 이후 최악
정부 “PF리스크 전이 제한적” 평가
일각선 “부실 정리 노력 필요” 지적
유동성 위기에 몰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절차를 밟으면서 당장의 위기는 벗어난 모습이지만, 건설·부동산 업계의 금융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급증한 기업대출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적극적인 부실 정리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두 업종의 대출 부실 지표는 가파른 상승 속도를 그리고 있다. 특히 비은행권의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받은 기업대출의 연체율 등이 1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 5.51%, 3.99%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전인 2022년 3분기(1.77%·1.55%)와 비교해서는 1년 사이 각 3.1배, 2.6배로 뛰었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비은행권에서 건설업이 7.34%, 부동산업은 5.97%로 집계됐다. 1년 전(2.20%·2.52%)의 3.3배, 2.4배 수준이다. 부동산업은 2018년 4분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기록이며, 건설업은 2017년 1분기(8.42%) 이후 6년6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관건은 건설금융을 ‘연착륙’시키면서도 어떻게 하면 ‘부실’ 사업장을 골라내서 구조조정을 하느냐에 달렸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의 미세조정에 이목이 집중되는데, 당국은 ‘속도전’을 예고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9일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부동산 PF사업장을 전체적으로 종합 점검해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이 보다 신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며 “PF 대주단은 보다 면밀한 사업장 평가 등을 통해 신속하게 사업장 구조조정 및 재구조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이병훈·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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