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생이 바라본 이영애 "그릇이 큰 선배" [인터뷰]
"'이무생로랑' 팬덤 인기? 체감 안 돼"
다작 원동력은 연기에 대한 재미
배우 이무생이 함께 호흡한 대선배 이영애에 대한 존경심을 내비쳤다. 이영애가 차세음을 맡았기에 이무생의 유정재도 완벽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이무생과 이영애는 함께 캐릭터를 연구하고 또 분석하면서 '마에스트라'의 로맨스를 완성도 높게 표현했다.
15일 이무생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tvN '마에스트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중 이무생은 거물급 투자자인 UC 파이낸셜 회장이자 오직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로맨스 직진남 유정재 역을 연기했다. 극중 유정재는 차세음(이영애)을 향한 애절한 순애보와 더불어 열린 해피 엔딩의 매듭으로 진한 여운을 선사하면서 임팩트를 남겼다.
이날 이무생은 엔딩에 대한 깊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그는 유정재와 차세음의 미래를 두고 "열린 결말을 좋아한다. 제가 공들인 게 있기 때문에 로맨스가 아쉽다.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혼자 상상했을 때 둘이 잘 알콩달콩하게 살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상상했다.
이무생은 극중 차세음의 행적을 쫓는 유정재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했다. 그는 유정재를 '순수한 인물'이라고 바라보고 의도적으로 의뭉스러움을 더하지 않았다. 차세음의 행동을 하나하나 사랑으로 바라보기에 자연스러운 다정함이 나오는 것이다. "인간 이무생으로서 100%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캐릭터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싱크로율은 20%에요. 평소에는 디테일하지 못하고 모자란 측면이 있거든요. 유정재는 너무나 완벽하고요. 그래서 역할 분석이 쉽지 않았습니다. 20%를 갖고 접근하기에 어려웠지만 객관화하고 인물을 이해하게 되면서 더 찾아내는 것이 수월했습니다."
여러 작품에서 사랑꾼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이무생은 '이무생로랑'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훤칠한 비주얼에 댄디한 이미지가 그의 시그니처다. 기자가 만난 이무생은 겸손하면서도 자기 객관화가 높은 배우였다. 이와 관련 자기 관리에 대해 묻자 "외모에 자신감은 없다. 생긴 대로 산다"라면서 "사실 저는 삼시 세 끼를 잘 차려먹는다. 간식을 안 먹는다. 맨몸운동을 좋아해서 꾸준히 한다. 작품 하기 전 쉬지 않고 운동을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이영애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강조한 이무생은 "이영애 선배님은 너무나 배려심이 많고 천사 같다.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았다. 캐스팅 후 빨리 현장에 가 보고 싶었다. 선배님은 그릇이 크셔서 (후배들에게) 항상 퍼주신다. 또 후배 배우들이 다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라고 언급했다. 이무생에 따르면 이영애와 이무생 김영재 황보름별 등 연차와 상관없이 주역들이 한 데 모여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열띤 토론의 현장이 펼쳐졌단다. 이영애라는 대배우가 작품의 구심점이 되기보단 모두가 의견을 내면서 서로의 캐릭터와 시선을 공유했다.
앞서 이영애는 '마에스트라' 제작발표회 등에서 주연의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무생은 "사실 현장에서 선배님의 부담감을 이해할 겨를이 없었다. 1년 동안 연습을 하셨고 현장에서도 연습하셨다. 곁에서 보기엔 부담감을 느낄 시간이 부족했다. 몸소 실천해 주셨기에 부담감보단 완벽하게 해내고자 하는 열망,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감탄했다.
'더 글로리'에 이어 '마에스트라' '노량' 등 차기작이 연달아 공개하면서 이무생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이무생은 "행운이다"라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쉬는 날 없이 발로 뛴 작품들이 하나씩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임팩트 강한 캐릭터를 만나는 것 또한 배우의 행운이라고 강조한 이무생은 "요새는 어떤 역할이든 제 색깔을 입혀서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은 어떤 역할이 와도 이무생이 해석한 인물로 보인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그래서 더 어떤 역할에 도전하고 선택하려고 한다. 악역이나 선역은 제게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다작 활동에 따른 이미지 소비에 대한 우려도 생각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이무생은 "인간인지라 모든 것을 새롭게 할 수 없다. 고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그간 지고지순한 사랑의 비슷함을 그리면서도 캐릭터와 상대 배우로부터 오는 다름이 있었다. 그런 지점을 디테일하게 잡으면서 캐릭터를 세분화할 수 있었다"라면서 "대중이 좋아하는 모습이 있다고 편견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편견이 없을수록 무궁무진하게 할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난다"라고 연기관을 드러냈다.
인터뷰 말미 이무생은 여전한 연기 사랑을 표했다. "전 아직도 연기가 재밌고 설레요. 영원히 잡히지 않을 것처럼 절대적인 느낌이 와요. 주연에 대한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지만 섣불리 걷기보단 천천히 스텝을 밟고 싶습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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