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과 격려 사이 '30초의 마법'…모든 걸 바꾸는 작전타임의 화법
배구에서 한마디 말이 스파이크보다 더 중요한 순간이 있죠. 30초 작전타임이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는데, 그게 정말일까요?
정수아 기자가 그 순간들을 모아봤습니다.
[기자]
[GS칼텍스 3:2 IBK기업은행/V리그 여자부(13일)]
[차상현/GS칼텍스 감독(13일) : 뭘 하고 있는거야, 지금. ]
더 이상 따라가긴 어려운 스코어에 몰리자 질책하듯 던진 감독의 말 한마디가 포기하려던 선수들을 깨웁니다.
그런데 애써 작전타임을 부르고서는 다른 말을 꺼내는 감독도 있습니다.
[정관장 2:3 현대건설/V리그 여자부(지난달)]
[강성형/현대건설 감독(지난달) : 저기 너무 잘한다. 근데 우리가 최대한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고. 아직 초반이니까.]
진짜 잘 하는 상대에 막혀 패색이 짙어진 상황, 이번에도 감독의 선택은 분노가 아닌 격려였습니다.
[강성형/현대건설 감독(지난달) : 방법이 없어 지금. 이거 해도 안 되고 저거 해도 안 되니까. 좀 더 마지막까지 집중하자고.]
따뜻한 감독의 진심이 전해졌는지 두 세트를 내주고 3세트에서 5대11까지 뒤지던 현대건설은 믿기지 않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딱 30초 동안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은 말에서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정관장 1:3 GS칼텍스/V리그 여자부(지난달)]
3연속 범실이 나온 뒤 작전타임을 부른 고희진 감독의 선택은 침묵이었습니다.
[페퍼저축은행 1:3 흥국생명/V리그 여자부(7일)]
어떻게든 짧은 시간에 선수들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데 감독 대신 선수가 나설 때도 있습니다.
블로킹에 막혀 한 점 자리를 벗어나서 또 한 점을 준 뒤 김연경은 딱 한 마디를 꺼냈습니다.
[김연경/흥국생명 : 다들 정신 좀 차려봐.]
그리고서는 거짓말 같은 역전극이 뒤따랐습니다.
배구 코트엔 작전타임에 귀 기울이는 선수들, 작전타임을 눈여겨보는 팬들이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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