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잘했다?"…'78억 잭팟' 캡틴의 반성, 시작부터 '할 말' 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만하면(5위)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두산 베어스 신임 주장 양석환(32)이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했다. 양석환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년 두산 베어스 창단 기념식'에 참석해 포부를 밝혔다. 양석환은 올겨울 생애 처음 FA 자격을 얻을 때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고, 두산은 4+2년 총액 78억원 대형 계약을 안기며 붙잡았다. 양석환이 오른손 거포로서 두산 타선에서 존재감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꾸준히 주장감으로 거론될 정도로 리더십을 갖춘 선수라 꼭 붙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해 11월 30일 양석환이 두산과 FA 계약을 마치고 전화를 걸자마자 주장직을 제안했다. 이 감독은 "(양)석환이는 워낙 밝은 친구다. 선배들에게도 또 내게도 할 말을 할 수 있고, 후배들에게 규율 같은 것도 잘 강조하면서 본인도 잘 지켜 모범이 되는 선수다. 양석환에게 기대하는 것은, 코치와 감독에게 또 후배들에게 할 말은 다 할 수 있는 주장이 됐으면 좋겠다. 허물없이 팀 승리와 발전을 위해서 또 팬들이 두산을 더 응원할 수 있도록 아주 중요한 임무를 해줄 것 같다. FA도 했기 때문에 그런 책임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양석환은 이 감독의 바람대로 본격적으로 주장을 맡은 이날 선수들에게 '할 말'을 남겼다. 두산은 2022년 시즌을 9위로 마치면서 황금기를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결별하고, 지난해 이 감독을 새로 선임하면서 5위까지 다시 치고 올라갔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9-14로 패하면서 단 1경기 만에 가을야구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2022년보다 4계단이나 높은 순위에서 시즌을 마쳤으니 '이만하면 잘했다'는 목소리가 나올 법도 했다.
하지만 양석환은 "확실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외부에서 봤을 때 우리가 확실한 목표 의식이 있다고 말하기는 부족했던 것 같다. 7년 연속(2015~2021년) 한국시리즈에 가고 9등 했을 때도 '아 그래 한번 떨어질 때도 됐지'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코치진에 큰 변화가 있고 나서는 '이만하면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확실한 목표 의식을 갖고 시즌 중간 순위가 올라가거나 떨어질 때 흔들리지 않고 올 시즌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양석환은 신일고-동국대를 졸업하고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8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해 2020년까지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으로 트레이드되면서 야구 인생이 꽃피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3시즌 통산 380경기, 타율 0.267(1417타수 379안타), 69홈런, 236타점, OPS 0.788을 기록하면서 중축 타자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트레이드 성공 신화에 FA 잭팟, 그리고 주장까지 맡을 정도로 두산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석환은 "주장은 웬만하면 프랜차이즈들이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두산과 함께한 지 이제 4년째인데, 두산에서 주장은 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믿고 맡겨 주셔서 감사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지난해 주장을 맡았던 허경민(34)은 이제 한 발 뒤로 물러나 양석환에게 힘을 보태주려고 한다. 양석환은 "사실 걱정되는 게 (허)경민이 형은 따뜻한 스타일의 주장이다. 나는 성격이 반대다. 후배들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경민이 형이 1년만 하고 주장을 내려놔서 마음이 안 좋다고 이야기하더라. 형이 기회가 되면 옆에서 도와줄 테니까 잘 맡아달라고 했다"며 조금은 덜 따뜻해도 본인 스타일대로 선수단을 잘 이끌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들 개개인의 책임감을 강조한 가운데, 양석환 본인은 FA 계약 기간 안에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은 2021년에 달성한 28홈런-96타점이다.
양석환은 "두산이랑 일단 최소 4년은 함께 더 해야 한다. 잠실에서 늘 30홈런-100타점을 치는 꿈을 갖고 있다. 그 목표를 안에 4년 동안 도전할 수 있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4년 안에는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양석환은 올해도 김재환(36), 양의지(37) 등 베테랑들과 함께 중심 타선을 구축할 예정이다. 김재환과 양의지는 상대적으로 체력을 더 관리해야 하는 나이의 선수들인 만큼, 양석환과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2)가 타선에서 조금 더 폭발력을 보여줘야 한다. 두산 내부적으로는 라모스를 한 시즌에 20홈런 이상은 충분히 칠 수 있는 타자로 평가하고 있다.
양석환은 "다들 아시다시피 두산에서 (김)재환이 형의 존재감은 큰 편이라 생각한다. 재환이 형이 잘해서 중심축을 잡아주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난다. 작년에 좋지 않았어도 선수들은 재환이 형이 언제든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의심은 하지 않는다. 재환이 형도 나도 잘하면 우리 팀이 더 많은 강점을 갖게 될 것이다. (양)의지 형과 셋이 중심에서 잘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2024년은 두산이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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