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레알 7번 달고 '호우 세리머니'…기습 숭배까지 "호날두가 내 우상"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7번이 '호우(SIUUU)'를 외쳤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존경하는 마음을 표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 슈퍼컵 정상에 올랐다. 1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KSU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2023-24시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결승전에서 4-1로 크게 이겼다.
레알 마드리드가 슈퍼컵 우승 횟수를 13회(1989, 1990, 1993, 1997, 2001, 2003, 2008, 2012, 2017, 2020, 2022, 2024년)로 늘렸다. 이는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14회)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머지않아 동률 가능성을 만들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체력 열세를 이겨냈다. 이들은 불과 나흘 전 펼친 준결승에서 연장 승부 끝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힘겹게 꺾었다. 무려 8골이 터진 난타전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아틀레티코에 선제 실점을 하며 끌려간 레알 마드리드는 저력을 발휘해 안토니오 뤼디거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페를랑 멘디가 역전골을 넣었다.
아틀레티코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앙투안 그리즈만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후반 중반까지 2-2로 팽팽하게 맞섰다. 아틀레티코가 이기는 것만 같았다. 후반 33분 뤼디거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았다. 10분만 버티면 됐는데 레알 마드리드의 저력이 대단했다. 후반 40분 다니 카르바할이 3-3을 만들더니 연장 승부에서 호셀루, 브라힘 디아스의 골로 5-3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그러는 사이 바르셀로나는 준결승 다른 대진에서 오사수나를 2-0으로 쉽게 제압했다. 결승을 앞두고 90분만 뛴 바르셀로나와 긴장감 넘치는 더비 승부에 연장전까지 치른 레알 마드리드의 차이는 커 보였다. 가뜩이나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슈퍼컵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이기고 우승했던 바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러나 최근 엘 클라시코 더비의 흐름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지난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올 시즌에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1라운드로 펼쳐진 엘 클라시코에서 벨링엄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레알 마드리드가 2-1로 이겼다. 이 흐름이 이번 결승전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에 설욕을 허용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호드리구와 카르바할이 오른쪽에서 공격을 풀어가며 포문을 열었다. 바르셀로나도 발데와 토레스가 슈팅으로 반격했으나 서서히 무게 중심이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이를 잘 노렸고 선제골에 성공했다.
해결사는 비니시우스였다. 비니시우스가 벨링엄의 패스를 받아 바르셀로나의 뒷공간을 허물었다. 그대로 페냐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고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골을 넣은 비니시우스는 코너 플랫으로 달려간 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전매특허인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날 경기장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호날두가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져 7번 후계자인 비니시우스가 보내는 헌정 세리머니와 다름없었다.
비니시우스는 펄펄 날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또 다시 뒷공간을 공략했다. 전반 10분 카르바할의 패스로 호드리구가 바르셀로나 진영 깊숙하게 파고들었고, 땅볼 크로스로 비니시우스의 멀티골이 터졌다. 비니시우스는 슬라이딩을 하며 무릎으로 밀어넣었다.
바르셀로나는 뒤늦게 공격을 시작했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토레스의 발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렸고 이어진 레반도프스키의 슈팅은 루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7분에도 토레스의 슈팅이 제법 날카로웠는데 루닌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32분 발데가 왼쪽에서 시도한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에 의해 차단됐다. 뒤로 흐른 볼이 레반도프스키에게 향했고,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처리해 만회골을 뽑아냈다.
바르셀로나의 숨통을 끊은 것도 비니시우스였다. 전반 36분 아라우호의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비니시우스는 직접 키커로 나서 마무리해 해트트릭을 작렬했다. 전반이 채 끝나기도 전에 3골을 폭발한 맹활약에 레알 마드리드가 3-1로 앞선 채 후반을 맞았다.
바르셀로나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15분 페르민 로페스, 주앙 펠릭스, 야말을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와 허리 싸움을 이기지 못했다. 기어코 결국 레알 마드리드가 쐐기골까지 뽑아냈다. 후반 19분 비니시우스의 컷백이 수비수에 막혔지만 호드리구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4-1을 만들었다.
바르셀로나가 자멸했다. 후반 27분 비니시우스에게 페널티킥을 내줬던 아라우호가 또 다시 비니시우스에게 파울을 범했다. 주심은 옐로 카드를 꺼냈고, 아라우호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라이벌에 최악의 패배를 당했다.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는 환호했다. 경기 최우수 선수(MVP)도 비니시우스에게 향했다. 단판으로 치러진 슈퍼컵 결승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했으니 당연하 수상이었다. 더구나 이날 비니시우스가 보여준 해트트릭은 호우 세리머니의 주인공인 호날두도 해내지 못한 성과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 레전드다. 10년간 몸담으면서 총 450골을 터뜨렸다. 엘 클라시코에서도 호날두는 대단했다. 리오넬 메시를 위시한 바르셀로나 전성기와 정면 충돌하면서도 상당한 득점을 챙겼다. 경기마다 멀티골을 넣은 적은 있지만 해트트릭은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 역사에서도 엘 클라시코에서 해트트릭을 한 건 카림 벤제마 혼자였다.
이제는 비니시우스도 같은 타이틀을 얻었다. 워나 활약이 대단했기에 축구 매체 '골닷컴'은 "빠른 스피드와 재치 있는 플레이로 바르셀로나 수비를 괴롭혔다"며 평점 10점을 줄 정도였다.
호날두가 7번을 달고 뛰는 동안 레알 마드리드의 No.7의 위상은 날로 높아졌다. 그 뒤로는 다소 아쉬웠다. 마리아노 디아스가 7번을 이어받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에당 아자르도 먹튀 이미지만 남겼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에게 7번을 주며 호날두의 계보를 잇게 했다.
호우 세리머니를 펼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니시우스는 "호날두는 내 우상이다. 그에게 바치는 세리머니"라고 했다. 덩달아 우승컵까지 챙긴 비니시우스는 "나는 우리가 경기한 방식과 내 골에 대해 매우 기쁘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모든 팀원에게 감사하다.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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