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에 머물러 있는 금융당국…비트코인 ETF에 '오락가락'
가상자산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사고파는 나라는 어딜까. 나라별로 순위를 매긴 건 아니지만 이런 자료가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을 거래한 돈 중에서 우리 원화가 42.8%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달러보다도 많았죠. 비트코인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고팔고, 가격 자체를 좌우할 수준이라는 겁니다. 이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지 15년 만에 위상이 급등하는 일이 있었죠. 지난주 미국 금융시장에서 이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 ETF를 공식 승인한 겁니다. 쉽게 말해서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제도권 금융을 통해 주식 거래하듯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입니다. 비트코인이 제도권 안으로 입성을 한 거죠. 그런데 미국과 달리 우리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할 수 없다고 선을 긋습니다. 현행법 상 불법인 데다 안 그래도 국내 가상자산 투자가 과열돼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 국내 투자자들은 불만입니다.
이상화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승인한 건 우리 시간 11일 오전 6시였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ETF 상품을 사고팔아온 서학개미들 역시 이날 밤부터 거래가 가능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반나절이 지난 오후 8시가 돼서야 금융당국이 입장을 냈습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국내 증권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면 위법 소지가 있단 겁니다.
한 증권사는 이날, 거래 가능 공지를 냈다가 오후에 금융당국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 갑작스럽게 바뀌다 보니 현장 직원이나 고객들이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고…]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캐나다와 독일 거래소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 '위법 소지' 입장에 결국 중개하고 있던 상품 매수를 막고, 매도만 가능하도록 바꿨습니다.
일부 증권사는 현물보다 먼저 도입된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까지 막았지만 현재는 정상화했습니다.
혼선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나흘 간 세차례나 입장을 밝혔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촌극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의 결정은 예정돼 있었는데, 아무 준비도 없이 혼란만 줬단 겁니다.
금융당국은 가상화폐를 법정 화폐로 인정하지 않는 2017년 대책을 근거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막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투자자 : 국내는 너무 오락가락하잖아요. 처음에 호주나 이런 데 거는 ETF를 (거래)하는 걸 뭐라고 안 했다가 미국 걸 지금 이제 시작하면서 안 된다고 얘기하고…]
투자자들 불만이 커지자, 대통령실까지 나섰고 금융당국은 "조만간 처리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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