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축구 ‘첫번째’ 아시아 정상 도전
아시안컵이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다. 아시안컵은 아시아 축구 국가대항전이다. 올림픽,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4년에 한 번씩 열린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대회), 남미축구국가대항전(코파 아메리카)도 4년에 한 번씩 각 대륙 최강국을 가린다. 각 대륙에서 열리는 가장 큰 축구 국가대항전들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15일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를 벌인다. 이변이 없는 한 조 선두로 16강에 오르리라 예상된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이라크, 이란, 호주 중 몇몇 국가와 맞붙는다. 16강부터 결승까지는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만일 한국이 결승에 오르면 상대는 일본이 될 공산이 크다. 일본은 현재 아시아 국가 중 FIFA 랭킹(17위)이 가장 높다. 스포츠 베팅업체들도 일본, 한국, 이란(21위), 호주(25위) 순으로 우승 후보를 전망하고 있다.
한국 멤버는 역대 최강이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명문 구단 주전들이 주축을 이뤘다. 해외파 비중이 61.5%에 이른다. 평균 나이 28세, 평균 A매치 31경기 등 베테랑들이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국내 리그 선수(K리거) 실력까지 뛰어나다”며 “한국이 일본을 꺾고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타르는 1년 전 월드컵을 개최했다. 서남아시아 국가 중 최초였다. 카타르가 아시안컵을 유치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아시아 국가 중 최다다. 카타르는 이번 아시안컵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경쟁국 한국을 가스 머니, 오일 머니로 완전히 제압했다. 카타르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연합해 한국보다 훨씬 많은 지원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약속한 게 결정적이었다. 사우디도 최근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계속 유치했다.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네옴시티), 2034년 아시안게임(리야드) 등이다. 2034년 월드컵축구대회도 사우디에서 열릴 공산이 크다. 사우디는 국부펀드(PIF)로 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LIV)를 만들었고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로부터 ‘항복’을 받아내며 통합했다. 네이마르(브라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카림 벤제마(프랑스) 등 월드 스타들이 지금 뛰는 곳이 사우디 프로축구 리그다. 사우디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갖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최강 클럽 맨체스터 시티를, 카타르는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을 소유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것은 1회(1956년), 2회(1960년) 대회다. 당시 본선 진출국은 4개뿐이었다. 지금처럼 조별리그에 이은 토너먼트 방식이 처음 적용된 것은 1972년 태국 대회다. 출전국이 지금처럼 24개로 확장된 때는 2019년 UAE 대회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강임을 객관적으로 증명한 적은 없는 셈이다. 사실상 사상 첫 아시아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는 말이 64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는 것보다 더 솔직하고 더 냉정한 표현이다.
한국이 축구를 돈으로 하려는 서남아시아 국가, 좋은 시스템을 바탕으로 양질의 선수를 다수 배출하는 일본을 꺾고 우승할 수 있을까. 어떤 대회든, 아무리 강호라고 해도 우승은 쉽지 않지만, 지금이 한국에 절호의 기회임은 분명하다.
김세훈 스포츠부 부장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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