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요타차의 품질위기, ‘강 건너 불’ 아니다
고장 없는 차의 대명사·최고 품질의 명성을 상징하는 세계 1위 도요타자동차가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2010년 ‘가속페달 결함 사태’로 인한 초유의 도요타차 대량 리콜 사태 발생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엔 소형차 제조 자회사 다이하쓰가 30년간 174건의 성능 조작을 벌인 사실이 밝혀졌다. 도요타차는 또다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품질경영이 위기를 맞게 됐다. 도요타는 다이하쓰의 조업 중단과 함께 부품사 423곳에 손해배상을 위해 금액 산정에 돌입했다.
도요타의 지나친 목표 지향적 제작·판매 방식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인데, 2010년 대규모 리콜 사태에서도 지적됐던 문제점이다. 실제 품질문제를 일으켰던 회사들은 도요타의 세계 1위 전략에 따라 2000년대에 지분을 사들여 인수한 자회사들로서 2007년 첫 글로벌 1위와 2020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최근 품질문제는 도요타 내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수년간 공들여 개발·출시한 첫 전기차는 두 달 만에 전 세계적으로 112만대의 리콜이 발생했다. 최고 품질의 명성을 상징하는 도요타는 연이은 리콜 사태로 ‘품질신화’가 붕괴되고 있다. 도요타차는 처음의 대량 리콜사태 발생 시 ‘글로벌품질관리특별위원회’를 가동해 판매보다는 품질 위주의 회사 경영전략 변경을 발표했으나 오늘날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 박사는 기업이 양보다 질을 지향할 때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미국의 품질석학 필립 크로스비는 기업 이익의 원천은 품질 관리이며, 품질이 새로운 시장진입과 확보의 전제조건이 되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기업만이 존속할 것이라고 1987년 한국의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말한 바 있다.
품질문제로 흔들리는 일본 도요타차의 위기는 한국차들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대차·기아 등의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현재 자사의 품질경영 체제와 관리를 재점검하고 특히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성공을 이끈 품질 및 기술 수준의 향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도요타차의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한다.
과거 일본 도요타차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더 빨리 품질문제를 파악해 더 빨리 대응’하려는 EDER(Early Detection and Early Resolution) 시스템을 구축해 품질에다 고객의 만족·안심까지 잡으려 노력했던 점은 우리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차의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경영의 전도사로 불릴 만큼 전 종업원들로 하여금 품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품질 향상을 독려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로써 현대차의 품질 명성을 높이고 오늘날 세계 판매량 기준 정상에까지 오르게 한 원동력이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의 자동차업계는 우리에게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도요타차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철저한 품질경영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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