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무전공 확대' 고심…중도이탈 우려도

진태희 기자 2024. 1. 1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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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대학에 들어간 뒤 전공을 선택하는, '무전공 입학제'가 이르면 올해부터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학과 간 장벽을 허물어 융합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취지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은데요.


당장 4월까지 입시 전형을 정해야 하는 대학가에선, 고심이 깊습니다.


먼저 진태희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대학혁신지원사업, 국립대학 육성사업' 개편 시안.


수도권 대학이 모집 정원의 20~25% 이상을 무전공으로 선발하면 수십억 원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안이 담겼습니다.


대학들은 부랴부랴 준비에 나섰습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것만 추려봐도, 서울 주요 대학에선 1천 명 이상을 무전공으로 뽑을 예정입니다. 


학내 구성원의 반발로 그동안 쉽게 조정하지 못했던 비인기 학과의 모집 정원도 저울질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올해 4월 말까지 입학 시행 계획을 확정지어야 하는 대학 입장에선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서울 소재 A 사립대 입학처장

"다른 과 정원을 다 정리를 하고 기존에 있는 정원 내에서 뭔가를 만들어 내야 되면 기존에 줄어드는 전공에서나 학과에서 당연히 반발을 할 수밖에는 없잖아요. 4월까지 그걸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그렇게 쉽겠느냐…."


당장 무전공 모집을 확대하기로 가닥을 잡은 대학들도 수시와 정시 중, 어느 전형으로 선발할지는 갈피를 잡지 못 하는 상황. 


교육계에선 상위권 대학은 정시에, 그 외 대학은 수시에서 무전공을 모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합니다.


인터뷰: 장지환 서울 배재고 교사 /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충원을 결국에는 학생들을 못 뽑으면 이월시키거나 해야 되잖아요. 그 리스크가 큰 거죠. 무전공은. 그러니까 지역 대학들이나 중하위권 대학들은 수시에서 웬만하면 뽑으려고 하겠고 나머지 학교들은 정시에서 뽑아도 되니까."


특정 인기학과에 쏠림 현상을 제어할 만한 장치도 대다수 대학에서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앞서 학부제와 자유전공학부를 우후죽순 도입했지만 특정 학과 쏠림을 해소하지 못해 다시 학과 모집으로 돌아섰던 만큼, 비슷한 문제가 재연될 가능성도 큽니다.


인터뷰: 서울 소재 B 사립대 입학처장

"학생들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원칙은 저희가 최대한 지키려고 하는데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는 과들도 문제지만 학생들이 쏠리게 되는 과에서도 교육을 할 수 있는 어떤 인프라라든가 이런 것들이 준비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전공에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의 중도이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립니다.


인터뷰: 서울 소재 C 사립대 입학처장

"중도 탈락률이 높아질 건 당연히 예상되니까 그렇죠? 무더기로 들어와서 무더기로 나갈 수가 있잖아요. 학생 관리가 안 되니까. 학생 관리를 학교마다 상황에 따라서 할 수 있는 방법을 결정해야 되는데 교수나 학생이나 또 직원 선생님들의 입장이 다 다를 수 있고요."


교육부는 무전공 모집 확대 방안에 대해 대학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중 최종 확정할 예정입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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