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 귀하신 몸… 시너지 기대 이종산업 합병 활발 [한양경제]

권태욱 기자 2024. 1. 15. 19: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리온, 레고켐바이오 5천500억원 투자해 최대주주 등극
‘OCI홀딩스·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 맞교환 통합’
파멥신 인수한 타이어뱅크 “바이오 분야 진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오리온 본사 전경. 오리온 제공

바이오산업이 이종기업간 ‘합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제과업체는 물론 신재생에너지업체들이 지속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바이오기업과의 인수합병을 통한 시너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은 5천500억원을 투자해 레고켐바이오의 지분 25%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랐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과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이날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낸 신약 개발회사다. 오리온그룹은 숙원이던 바이오분야에 진출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지분 인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구주 매입을 통해 이뤄진다.

인수 주체는 홍콩 소재 오리온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으로 중국 지역 7개 법인의 지주사다.

오리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9천원에 796만3천283주를 배정받고 구주는 레고켐바이오의 창업자 김용주 대표와 박세진 사장에게서 기준가 5만6천186원에 140만주를 매입해 모두 936만3천283주를 확보함으로써 전체 지분의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대금 납입 예정일은 3월 29일이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한다. 기존 경영진과 운영 시스템은 유지한다.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가 2005년 설립된 제약사로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과 합성신약 분야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3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고 기술 이전료는 8조7천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은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와 함께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며 “최대주주로서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R&D)과 임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앞서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음료, 간편대용식과 더불어 바이오 사업을 3대 신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에 2021년에는 중국 국영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함께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했고, 2022년에는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오리온은 900억원 규모의 결핵백신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 한국에서는 하이센스바이오와 협력해 치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 들어가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번 레고켐바이오 지분인수로 글로벌 빅파마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ADC 항암 치료제 시장에도 한 발을 내딛었다”며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앞서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는 현물 출자 및 신주 발행 방식으로 두 그룹을 통합하는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각각 국내 굴지의 신재생에너지업체인 OCI 계열사와 5위권 제약사인 한미약품 계열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인수한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은 12일 내부게시판에 ‘새로운 50년, 새로운 한미가 시작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한미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동반자와 함께 보다 크고 강한 경영 기반을 우선 마련해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한미그룹과 OCI그룹은 아름다운 동반자로서 공동 경영을 통해 소재·에너지와 제약·바이오라는 전문 분야에 각각 집중하면서도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미사이언스는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이 결정에 반발하면서 업계에선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타이어업체 타이어뱅크는 올해들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인 파멥신을 인수했다.

파멥신은 바이오의약품을 기반으로 물질신약을 연구, 개발하는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전문 기업이다.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중 항암 항체의약품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앞서 파멥신은 지난해 12월26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과 공동보유계약 체결로 타이어뱅크가 50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타이어뱅크(5.32%)와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총 13.31%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 회장은 3년간 무보수로 파멥신의 경영을 맡게 된다.

그는 “파멥신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너지 효과 및 기업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