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했는데 더 떨어진 테슬라…차익 실현했더니 더 오른 엔비디아[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 주도로 랠리를 재개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2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반도체주 반등을 기대한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압도적인 규모로 순매수 1위에 올랐고 주가 조정이 계속되고 있는 테슬라와 지난 12일 애플을 앞서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뒤를 이어 많이 순매수됐다.
반면 지난 8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엔비디아는 대규모 차익 매물로 순매도 1위에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3~9일(결제일 기준 8~12일) 미국 증시에서 1억9235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직전주 2억4993만달러에 비해 순매수 규모가 소폭 줄긴 했으나 2주째 매수 우위가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0.3%, 나스닥지수는 0.6% 올랐다. 이후 10~12일 3일 동안은 S&P500지수가 0.6%, 나스닥지수가 0.8% 추가 상승했다.
미국 증시는 올들어 첫 3거래일인 지난 2~4일 연속 하락하며 조정을 받는 듯했지만 지난 5일부터 랠리 모드로 돌아섰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3~9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였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SOXL을 8794만달러 순매수했다. 직전주 6304만달러에 비해 순매수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반도체주는 지난해 12월27일 단기 고점을 찍고 지난 4일까지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타다 5일부터 반등했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 하락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발 빠르게 SOXL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SOXL은 지난 4일 단기 저점을 형성한 뒤 지난 12일까지 9.8%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테슬라를 두번째로 많은 3943만달러 순매수했다. 2주째 매수 우위로 순매수 규모도 직전주 2990만달러보다 늘어났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와 마찬가지로 테슬라뿐만 아니라 테슬라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ETF 3개도 순매수했다.
우선 테슬라의 주가 수익률을 추종하면서 동시에 테슬라 콜옵션을 매도해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일드맥스 테슬라 옵션 인컴 전략 ETF(TSLY)를 2338만달러 순매수했다.
TSLY는 월 배당금이 있고 테슬라 주가가 오를 때 함께 오르지만 상승률이 일정 수준 이내로 제한된다. 테슬라에 투자하고 싶지만 하락 리스크를 줄이기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따르는 티렉스 2배 롱 테슬라 데일리 타겟 ETF(TSLT)를 883만달러,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을 785만달러 순매수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반등할 것이라는 서학개미들의 기대와 달리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갔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3~9일 사이에 5.4% 하락했고 이후 10~12일 3일간 6.8% 급락했다.
테슬라는 렌터카 업체인 허츠가 수요 부진을 이유로 전기차 2만대를 처분한다는 소식과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보도, 예멘 반군인 후티의 홍해 선박 공격에 따른 부품 조달 차질로 독일 공장의 생산을 오는 29일부터 2월11일까지 중단한다는 소식 등 악재가 겹쳤다.
MS 주가가 애플에 비해 선방하며 시가총액이 애플을 앞설 것으로 전망되자 국내 펀드와 ETF들이 MS 비중을 확대하면서 순매수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MS는 결국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애플 시총을 넘어섰다.
애플은 직전주까지 8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다 지난 3~9일에 115만달러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
양자컴퓨터회사인 아이온큐는 최근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08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아이온큐 주가는 지난 3일 12달러가 깨진 뒤 바로 다음날 12달러를 회복했으나 지난 11일 또 다시 12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서학개미들은 대형 기술주도 다시 랠리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1076만달러 순매수했다.
장기간 약세를 이어온 중국 증시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서학개미들은 FTSE 차이나 5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불 3배 ETF(YINN)를 1012만달러 순매수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얻은 가운데 일드맥스 코인베이스 옵션 인컴 전략 ETF(CONY)가 982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낸 것도 눈에 띈다.
CONY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주가 수익률을 추종하되 코인베이스의 콜옵션을 매도해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ETF로 TSLY와 상품 구조가 같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엔비디아는 6997만달러 순매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8일 주가가 6.4% 급등한 522.53달러로 마감하며 두달여만에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자 이날만 4000만달러에 가까운 순매도가 나왔다.
엔비디아는 9일에도 1.7% 추가 상승했고 이날 또 다시 2000만달러가량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엔비디아는 이후 10~12일 3일간 3% 가까이 더 올랐다.
기술주 조정이 끝났다는 판단 때문인지 각각 나스닥100지수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가 1790만달러와 1733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 5일 주가가 단기 저점을 찍고 급반등한 알파벳 클래스A와 지난 10일 주가가 2년4개월만에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메타 플랫폼도 1452만달러와 1347만달러 순매도됐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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