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의 신간] 그 도시를 그 도시답게
도시 브랜딩 전략
브랜드를 만들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고유한 가치와 강점, 차별성일 거다. 그래야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선택받을 수 있어서다. 예전엔 '브랜드'라 하면 기업의 제품 브랜드를 떠올렸지만, 이젠 기업ㆍ도시ㆍ국가, 심지어 개인도 브랜딩을 하는 시대가 됐다. 기업도 도시도, 국가나 개인도 선택의 대상이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도시×리브랜딩」은 지역소멸 시대, '도시다움'을 만드는 새로운 변화와 트렌드를 이야기한다. 브랜드 전문가로 현장을 경험해온 박상희 교수, 이광호 PR 컨설턴트, 이한기 기자가 '도시'와 '브랜드'를 주제로, 우리의 도시를 더 매력적이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전략들을 모색한다.
먼저 도시 브랜드와 리브랜딩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요즘엔 지역 간 이동이 활발하고, 직장이 있는 곳과 사는 곳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N잡러'나 복수의 도시와 인연을 맺는 '관계인구'도 늘고 있다. 저자들은 "도시 입장에선 생존 전략으로 브랜드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도시 스스로 어필해 선택받아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말한다.
또한 왜 도시 리브랜딩에 주목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도시 리브랜딩은 도시 이미지, 핵심가치,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는 일이며, 사람과 환경을 위한 장소가 되도록 끊임없이 돌보는 일이다." 도시 리브랜딩은 도시를 끝없이 책임지는 일이며,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활동이라고 강조한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도시 브랜딩 활동이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소개한다. 뉴욕은 '아이 러브 뉴욕(I♥NY)'이란 슬로건을 내건 도시 마케팅으로 '범죄도시'라는 이미지에서 '여행하고 싶은 선망의 도시'로 탈바꿈했고, 베를린은 '비 베를린(be Berlin)'이란 시민 중심 캠페인을 통해 '전범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인 포르투를 도시 브랜드 디자인을 가장 잘한 곳으로 손꼽는다. "도시의 랜드마크, 문화, 환경 등을 아이콘으로 디자인한 '포르투닷(Porto.)'은 역사적 상징을 디자인에 잘 녹여낸 브랜드 전략"이라고 서술한다.
저자들은 "이런 변화들이 가능했던 건 '도시의 힘'이 바탕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나 캠페인 하나 잘 만들어 성공한 게 아니라, 관련 정책 등과 잘 연계해 일관성과 지속가능성, 내부로부터 신뢰받는 충성도와 결속력을 높인 게 성공 비결이라는 얘기다.
책에서 강조하듯 성공한 도시 브랜드는 '자기다움'을 갖고 있다. "'도시를 도시답게'라는 일반적인 말이 브랜딩을 거치면 '그 도시를 그 도시답게'라는 특별한 의미를 품는다.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노력이 바탕이 된 도시 리브랜딩의 최고 가치는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데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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