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일본色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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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이 일본의 목판화 우키요에(浮世繪)의 영향을 받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밖에 근현대 서양 문물에 스며든 일본적 특성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특히 일본의 자연주의 건축과 절제된 조경법은 서양인들이 몰입하는 분야다.
선(禪)은 중국 달마에서 고려 지눌, 조선 휴정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중국에서 예봉을 이뤘으나 서양은 그것을 일본식 이름의 젠(Zen)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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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커 지음 / 윤영수 박경환 옮김
글항아리 펴냄
19세기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이 일본의 목판화 우키요에(浮世繪)의 영향을 받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밖에 근현대 서양 문물에 스며든 일본적 특성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특히 일본의 자연주의 건축과 절제된 조경법은 서양인들이 몰입하는 분야다. 다도(茶道)는 일본이 오리진이라고 쉽게 치환해 버리고 더는 알려하지 않는다. 선(禪)은 중국 달마에서 고려 지눌, 조선 휴정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중국에서 예봉을 이뤘으나 서양은 그것을 일본식 이름의 젠(Zen)으로 부른다. 아예 일본에 저작권을 줘버렸다. '일본색(色)'에 정신을 못 차리는 서양인이 이렇듯 많다.
책의 저자도 그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다. 이이는 일본 고래의 가옥에 심취한다. 요즘 방송에서 한옥에 빠진 서양인을 가끔 보는데, 이 책의 저자가 그 모양이다. 저자는 일본 시골 사람들이 등지고 황급히 달아난 구옥에서 '일본'을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그 집에 살면서, 또 일본 사회 일원이 되면서 그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력을 쌓는다. 일본 전통 가옥에 사는 일은 자연스럽게 일본 미술품 수집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던 일본에 대한 가벼운 경험과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들을 상당 부분 채워준다.
지방의 부모님 집보다 일본을 더 자주 드나들 정도인 요즘 2030 세대 일본여행 붐에 이 책은 제법 무게감 있는 교양적 콘텐츠를 제공한다. 일본 가서 스시와 라멘만 먹지 말고 전통 가옥의 구조도 좀 보고 올 요량이라면 이 책은 그만이다. 저자는 열두 살 때부터 일본에 살고 있다. 놀랍게도 이 책은 일본어로 썼고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의 논픽션 부문 상인 신초학예상을 받았다고 한다. 저자의 일본 심취가 놀랍기만 하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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