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올해는 용의 해, 그런데 왜 청룡의 해일까?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1월 13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기자(이하 송영훈)> 네. 안녕하세요.
◇ 최휘> 오늘 첫 번째로 팩트체크해 볼 내용은 무엇인가요?
◆ 송영훈> 2024년 새해를 맞아 유통업계 등 여러 곳에서 신년맞이 이벤트 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문구로 올해는 '청룡의 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열두 동물 즉 십이지 중 '용'의 해인 것은 알겠는데, '청룡의 해'는 어떻게 나온 건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관련한 사실들을 확인해 봤습니다.
◇ 최휘> 열두 동물이 차례로 한 해의 상징이 되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앞에 색상이 붙는 건 비교적 최근인 것 같습니다. '황금돼지' 해가 기억나고요. 배경이 궁금합니다.
◆ 송영훈> 네.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방송 들으시는 분 들 중에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잘 아실 것 같은데요, 60갑자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한자문화권 국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달력은 60갑자로 이루어진 간지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의 조합으로, 동양 문화권에서 천문학적 관점에서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60갑자는 10간(干)과 12지(支)를 조합한 60개의 간지(干支)를 말하는데요. 10간은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12지는 자(子, 쥐), 축(丑, 소), 인(寅, 호랑이), 묘(卯, 토끼), 진(辰, 용), 사(巳, 뱀), 오(午, 말), 미(未, 말), 신(申, 원숭이), 유(酉, 닭), 술(戌, 개), 해(亥, 돼지)입니다. 첫 번째 '자'는 쥐이고, 12번째 '해'는 돼지입니다. 출생연도에 따라 띠가 정해지는 거죠. 흔히 말하는 '띠동갑'이 12살 차이를 뜻하는 배경입니다. 또,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사상인 유교는 음양(陰陽)과 오행(五行:목화토금수(나무·불·흙·쇠·물))이라는 기호를 통해 세상을 해석하고 조화와 통일을 강조했습니다. 오행의 성질과 음양의 화합을 보아야 모든 일이 순조로운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해, 사주를 보고, 점을 치고, 묫자리를 정하고, 궁합을 보는 등 길일, 좋은 날을 선택하는데 널리 사용했습니다.
◇ 최휘> 네. 역사드라마, 사극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이죠.
◆ 송영훈> 네. 찾아보면 우리 생활 곳곳에서 그런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행사 때 등장한 '오방낭(五方囊)'이라는 게 있습니다. 당시 국정농단의 주역이었던 최순실 현 최서원씨가 이 오방낭 사진 파일을 갖고 있어서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개입했다는 정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오방낭의 색상 순서가 논란이 됐는데, 원래 오방색과 순서가 달랐다고 합니다. 앞서 음양 오행 중 오행에는 각각의 색이 있어 청·적·황·백·흑의 오방색이라 부르고 방위도 정했습니다. 앞서 십간과 십이지도 각각의 색이 있고 방위가 있는데, 최근 흔히 등장하는 띠와의 조합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십간과 연결됩니다. '갑을'은 동쪽으로 파랑, '병정'은 남쪽으로 빨강, '무기'는 중앙으로 노랑, '경신'은 서쪽으로 하양, '임계'는 북쪽으로 검정입니다. 그래서 갑진년(甲辰年)인 올해 2024년은 푸른색 용, 청룡의 해가 되는 것입니다.
◇ 최휘> 네. 이제 배경은 이해가 되는데, 이런 색과의 조합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건 최근이 아닌가요?
◆ 송영훈> 네. 맞습니다. 한 해를 상징하는 동물과 색의 조합이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대체로 2007년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006년 11월 25일 동아일보 보도가 있는데요. <'황금돼지의 해' 황당한 열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에서는 정해년, 2007년을 '황금돼지해'라고 부르며 이 해에 태어난 아이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민간 속설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도 최근 임신부가 급증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에서 2006년 '쌍춘년'에 결혼을 하면 잘 산다는 마케팅이 성공하자 2007년 마케팅 키워드로 '황금돼지해'를 잡았다는 것입니다. 국민일보도 2006년 12월 21일자 기사에서 "상술에 불과한 속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2007년 '황금돼지의 해에 태어난 아이는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출산율 급등으로 이어진 거죠. 2005년 출생아 수는 43만5000명으로 당시 역대 최저치였지만, 이듬해인 2006년 44만8200명으로 조금 늘었다가 황금돼지의 해인 2007년에는 49만3200명으로 전년대비 9.9%나 증가했습니다. 이후부터 그 해의 상징동물과 색상을 연결해서 캐릭터화하고 마케팅에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 최휘> 네. 정리하면, 한 해의 상징동물과 색상을 결합하는 건, 60갑자와 음양오행, 우리나라의 전통사상과 믿음에서 비롯됐습니다. 일반에게까지 많이 알려지게 된 건 2007년부터이고 기업들의 마케팅이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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