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탈당, 위기 맞은 정의당...연합정치로 돌파 가능할까

강진구 2024. 1. 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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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2012년 창당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류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 탈당을 선언했다.

박원석 전 의원을 비롯해 2022년 3월 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던 배복주 전 부대표 등은 '미래대연합' 신당에 합류하기 위해 정의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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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박원석 연달아 탈당 선언
"혁신 못하고 운동권 연합 바라"
정의당,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정의당이 2012년 창당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간판 의원이었던 류호정 의원은 물론 주요 당직자들까지 연쇄 이탈하면서다. 2020년 총선에서 10%에 육박하는 비례대표 득표율을 차지했던 정의당이 4년 만에 원내 입성 여부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류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 탈당을 선언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인 류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당적을 유지한 채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 창당에 관여해왔다. 정의당은 류 의원이 해당 행위를 했다며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정의당 내 주요 인사들도 대거 탈당했다. 박원석 전 의원을 비롯해 2022년 3월 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던 배복주 전 부대표 등은 '미래대연합' 신당에 합류하기 위해 정의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과 정태근 전 의원이 합류한 미래대연합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도 함께한다.

이들은 탈당의 이유를 혁신 실패에서 찾았다. 거대 양당 정치의 대안이 되지 못한 채 '민주당 2중대'로 내려앉았다는 주장이다. 류 의원은 "(정의당은) 조만간 '조국 신당'과 개혁연합신당, 진보당 등과 함께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며 "정의당은 시대 변화에 맞춰 혁신하지 못했고, 오직 관성에 따라 운동권연합, 민주대연합을 바라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의원도 "그동안 정의당이 제3지대의 빅텐트를 주도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제안하고, 당론을 모아가려 했지만 능력이 부족해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줄탈당을 두고, 곪아왔던 상처가 비로소 터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대선 당시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 2.37%가 시작이었다. 5년 전 대선 득표율에서 3.8%포인트 떨어진 성적이었다. 그해 지방선거에서도 정의당은 광역·기초의원 당선자를 8명밖에 내지 못했다. 직전 2018년 지방선거에선 광역·기초의원이 37명 당선됐다. 한번 고꾸라진 지지율은 회복의 기미가 없다. 최근 정의당 지지율은 5%의 벽을 좀체 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위기 탈출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정의당은 전날 정기 당대회를 열고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선거 파급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정의당을 비롯해서 민주당, 진보당 등에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연합정당 외에 다양한 연대와 연합 가능성을 닫아둔 것은 아니다"라며 "연합 자체가 목적인 연합 정치가 아닌, 가치에 충실한 연합 정치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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