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우리 당, 민주당보다 훨씬 진보적”… 정치개혁 드라이브

박지원 2024. 1. 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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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중도 표심 흡수 전략
“우리 당, 민주당보다 훨씬 개혁적”
野에 불체포 포기·세비 반납 압박
韓, 취임 후 첫 3선 의원들과 오찬
“건강한 당정관계 복원 노력” 강조
김건희 리스크·수도권 위기론 논의
험지 출마 등 중진 희생 언급 안해
지상욱 前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이 15일 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재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앞서 자신이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형 확정 국회의원 세비 반납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응답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정치개혁 의제를 전면적으로 꺼내 들며 야당과의 차별화, 중도 외연 확장을 꾀하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우리 당은 국민의힘의 귀책으로 재보궐이 이뤄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 공천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공약개발본부 출범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 위원장이 연일 정치개혁 어젠다를 내놓는 것은 민주당과의 차별화, 개혁적 이미지 구축을 통해 여당 취약점으로 꼽히는 수도권·중도 표심을 흡수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은 “과거의 민주당이었다면 제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치개혁을 실천하겠다고 먼저 제시했을 때 지금처럼 피하고 억지 쓰지 않고 오히려 우리보다 더 과감한 정치개혁안, 특권포기안을 내놓으며 우리와 경쟁했을 것”이라며 “우리 당은 실용적이고 합리적으로 시민사회를 개선하는 길을 찾는 보수정당이지만 지금의 민주당보다 훨씬 더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귀책 재보궐 무공천 약속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인 김태우 전 구청장을 다시 후보로 냈다가 여론 뭇매를 맞고 참패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4·10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지역은 대전 중구청장과 경남 밀양시장 등 기초단체장 두 곳, 광역의원 15곳, 기초의원 23곳 등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대구 기초의원 한 선거구는 저희 당 귀책, 한 선거구는 민주당 귀책이라 민주당 귀책인 곳만 후보 공천을 하고 나머지는 무공천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공약개발본부 출범식에서 '국민택배 정책배송' 퍼포먼스를 마친 뒤 상자를 뜯어보고 있다. 뉴스1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3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는 당정 관계 재정립, 김건희 여사 리스크, 수도권 위기론 등 현안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안철수 의원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용산(대통령실)에서 민심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당이 먼저 제기를 하고 끌고 나가면서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며 당정 간 건설적 관계 수립,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도입 등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국민께서 달라진 모습, 건강한 당정 관계로 복원되고 정상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안 의원은 전했다.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 ‘중진 희생’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자리에서 그런 헌신을 요구할 만하지 않다”며 “제가 정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좋은 경험들을 전수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약개발본부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총선 공약 마련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번 주 1호 공약을 발표하고 다음 달 말까지 주요 공약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약개발본부 총괄본부장에는 유의동 정책위의장,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정우성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공약개발본부 출범식에서 '국민택배 정책배송'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공동총괄본부장을 맡은 정우성 포항공대교수, 윤 원내대표, 한 위원장, 공동총괄본부장을 맡은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홍석철 서울대 교수. 뉴스1
한 위원장은 “큰 틀에서 다양한 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맞췄고, 국민이 많이 바라는 정치개혁에도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유 정책위의장은 1호 공약에 대해 교통·저출생 등 분야를 두고 고민 중이라며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에는 최대한 (발표) 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과 함께 공관위 업무 내용 등에 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공관위에 관한) 기본적인 보고를 드렸다”며 타임라인이나 그간의 논의 등에 관한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공천 타임라인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아무리 당기고 싶어도 못 당기는 게 있고, 아무리 늦춰도 늦출 수 없는 물리적인 시간이 있다”면서 “물리적인 게 준비돼도 이번엔 고려할 게 많다. 제3지대도 있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상욱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중구·성동구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지원·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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