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vs 장남…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조짐

강중모 2024. 1. 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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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추진되면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 나왔지만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임 사장의 반발에 대해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에 속하지 않는다"며 "지속적으로 임 사장과 만나 통합의 취지와 방향에 대해 설명해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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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여동생 주도한 'OCI 통합'
임종윤 사장 "전혀 몰랐다" 반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추진되면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 나왔지만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 합병은 한미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주도했다. 하지만 장남이자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합병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과 OCI는 지난 12일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각 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 실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OCI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업체고, 한미약품은 신약개발에 강점이 있는 제약사다. 이번 합병은 한국 기업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이종' 간 합병이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신약개발 등을 위한 연구개발(R&D)과 기업의 역량을 강화, 석유화학기업에서 세계적 제약회사가 된 독일의 바이엘처럼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계획이다.

두 회사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 경영 체제가 도입된다. 이우현 OCI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각자 대표 체제의 공동 이사회 구축을 통한 공동 경영에 나선다.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따른 청사진이 제시되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13일 SNS를 통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합병에 반발하고 나섰다.

임 사장의 반발에 대해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에 속하지 않는다"며 "지속적으로 임 사장과 만나 통합의 취지와 방향에 대해 설명해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에 대해 반발한 장남 임 사장 외에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한미사이언스 2대 주주로 지분 11.52%를 보유한 신동국 회장이 통합에 부정적으로 나온다면 한국 최초의 이종 간 합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재 3남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종훈(10.56%), 임주현(10.20%), 임종윤(9.91%) 순이다.

한편, 이날 임 사장은 한미그룹과 OCI의 통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며 동생인 임종훈 사장과 연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이번 통합 계약은 명백하게 위법 소지가 있고 계약 가처분 등 먼저 쓸 수 있는 법적 대응 절차에 곧 나설 것"이라며 "임종훈 사장과도 뜻을 모았고, 신 회장과도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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