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에서도 극과 극 … 둔촌주공 5억 웃돈 vs 강북 마이너스피
외지인 매입비중 10년새 2배
3040 갈아타기 수요 몰려
지방 외면하는 서울시민들
경기·인천도 2년간 매입 급감
쏠림 부추기는 분상제
둔촌주공 분양가 대비 껑충
회복세 더딘 강북권과 대조
"거래가 얼어붙은 건 마찬가지지만 고덕동·상일동 신축 아파트들은 꾸준히 문의가 들어와요. 경기도에서 서울로 갈아타려는 1주택자들이 눈여겨보기 때문이죠."
서울 강동지역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 단지에서 공인중개 사무소를 운영하는 정미현 대표는 거래량이 꺾인 하반기에도 꾸준히 매매를 중개했다. 서울 외 지역에서 오는 손님들 덕분이다. 정 대표는 "주로 30·40대 등 젊은 층인데, 아무래도 서울 진입과 미래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목표가 이 지역에서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매 거래된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는 외지인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지인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인구절벽에 따른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서울 쏠림 현상등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매일경제가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총 3만4649건 중 8547건(24.7%)은 외지인(서울시 외 거주자)이 매수한 거래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4채 중 한 채는 외지인이 사들인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데이터를 취합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외지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강동구(29.5%)와 송파구(29.4%)로 집계됐다. 이 지역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 10건 중 3건은 외지인들이 매입한 것이다. 강북구(36.9%) 관악구(35.2%) 마포구(30.6%) 등이 비율 자체는 더 높게 나타났으나 절대 수치가 적거나 법인 또는 공공기관 등 개인이 아닌 거래가 상당 부분 차지한 점을 고려했다.
2013년만 해도 이들 지역 아파트를 외지인이 매입한 비중은 송파구가 16.7%, 강동구는 15.1%에 불과했다. 10년 만에 외지인 비중이 갑절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 금천구는 같은 시기 20.3%에서 19.0%로 오히려 외지인 매입 비중이 하락하는 등 일부 외곽지역은 외면받았다. 강동·송파의 인기는 준강남지역으로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 사무소 대표는 "강남에 인접해 있는 우수한 입지면서도 강남보다 진입이 쉬워 경기도나 지방 사람들이 차선책으로 잠실을 많이 선택한다"고 말했다.
김인섭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동구 지회장은 "고덕지구 신축이나 명일동 재건축 추진 단지 등에 외지인 투자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실거주 의무만 풀리면 둔촌주공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비싼 아파트가 모여 있는 강남구(23.3%)와 서초구(23.5%)에서 외지인이 매입한 비율은 서울 평균(24.7%)을 밑돌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액이 높고 재건축 단지 등 많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외지인들이 갭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역 간 쏠림 현상은 최근 조합원 입주권과 분양권 시장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전용 84㎡ 입주권은 19억6000만원에 거래가 신고됐다.
매물에 따른 추가 분담금을 고려해도 분양가 대비 5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셈이다. 분양 당시 분양가 규제를 받았던 이 단지는 지난해 초 입주권이 15억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4억원 가까이 뛰었다. 반면 강북에서는 오히려 분양가보다 더 낮은 금액(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분양권 매물이 나오는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는 전용 80㎡ 분양권이 기존 분양가 대비 3000만원 낮은 금액에 나왔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강남권은 구축 아파트 시세가 회복돼 분양가 프리미엄도 같이 따라 올라가지만 강북권은 강남권에 비해 저조해 프리미엄이 낮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남 3구와 용산구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니 프리미엄 격차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런 분양가 규제가 유망 지역을 낙점하는 효과로 쏠림 현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반면 서울시민이 외지 아파트를 매입한 비중은 최근 2년간 급감했다. 서울 거주자들이 서울 외에 가장 많이 찾는 경기도에서 아파트를 사들인 비중은 2021년 18.9%에서 지난해 12.9%로 크게 줄었다. 인천 아파트도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이 같은 시기 12.7%에서 8.0%로 감소했다.
[연규욱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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