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환치기' 극성 1조4454억 무더기 적발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2024. 1. 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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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환치기가 지난해 전체 불법 외환거래에서 80%를 차지할 정도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보다 국내 시장에서 유독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악용한 수법이 늘어나면서 관세청은 전체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거래소에서 받아 수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환치기와 같은 외환범죄 수사권을 가진 관세청이 개인과 법인의 전체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거래소에서 받아 조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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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프리미엄 악용 환치기
불법 외환거래 80% 차지
관세청 수사권 강화 추진

가상자산 환치기가 지난해 전체 불법 외환거래에서 80%를 차지할 정도로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보다 국내 시장에서 유독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악용한 수법이 늘어나면서 관세청은 전체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거래소에서 받아 수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적발된 불법 외환거래 금액은 1조8062억원으로 집계됐다. 환치기, 재산 국외 도피 등을 합산한 것이다. 이 중 환치기가 1조5294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가상자산 환치기가 1조4454억원으로 전체 외환범죄의 80%, 환치기의 95%에 달했다.

가상자산이 동원된 환치기 비중은 해가 거듭될수록 증가하고 있다. 전체 환치기 적발 금액에서 가상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8%에서 2022년 91%로 급증했고 작년에는 95%로 늘었다.

환치기는 국경을 넘어 이뤄진 외환거래가 마치 국내에서 이뤄진 거래인 것처럼 위장하는 불법 외환거래다. 가령 외국에 거주하는 A씨가 환치기 업자에게 계좌 이체, 대면 등 방법으로 외화를 지급하면, 업자가 자신의 국내 계좌를 통해 A씨의 국내 계좌로 받은 외화에 상당하는 만큼 원화를 지급하는 게 전형적인 환치기 수법이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는 이 같은 전통적 환치기가 한 단계 진화한 수법이다. 해외 환치기 업자가 외화로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구입한 뒤 국내 거래소로 옮겨 와 팔고 출금해 시세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이 같은 수법이 횡행하는 것은 가상자산이 해외보다 한국 거래소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 때문이다. 환치기 업자들은 당국의 눈을 피해 외화를 송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김치 프리미엄만큼의 차익까지 얻게 된다.

김치 프리미엄은 가상자산이 이례적으로 상승장을 기록했던 2021년에 20%를 웃돌기도 했지만 지금은 한 자릿수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차익거래를 유인할 만큼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는 등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이 속도를 내면서 시장 과열 우려와 함께 환치기가 다시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가상자산을 동원한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수사권을 강화하는 관세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환치기와 같은 외환범죄 수사권을 가진 관세청이 개인과 법인의 전체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거래소에서 받아 조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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